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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호순병원 원장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즉, 생각하는 방법의 차이에 의해서 마음이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컵에 물이 반이나 있다는 생각과 반밖에 없다는 생각의 차이가 바로 마음을 결정한다는 이론입니다.

실제 있었던 얘기하나를 들려 드리죠. 어느 해인가 늦가을에 사과를 경작하는 마을에 큰 태풍이 왔을 때의 일입니다. 사과 딸 날만 기다리고 있을 때 갑작스럽게 닥친 태풍이라 다들 속수무책이었다고 합니다. 그 태풍은 들판의 나락들도 쓰러지고 한해 거름 주고 벌레 막아 잘 키운 탐스러운 사과들도 죄다 떨어 질 정도였답니다. 과수원을 갈아 먹고 살던 농부들은 무심한 하늘만 탓하고 망연자실 어찌할 바를 몰라 그저 한숨과 우울로 몇몇 날을 지새우던 그때, 어느 현명한 한 농부는 우울에만 빠져 있지 않고 다른 생각을 하였습니다. 즉, 사과 70%가 떨어졌음에도 남은 30%의 사과에게 관심을 가진 것입니다. “이 큰 비바람에도 끄떡없이 붙어 있는 저 사과야말로 대단한 것이다. 아무리 어려운 시련에도 나가떨어지지 않고 꿋꿋이 견뎌낸 의지의 사과들이다.”라고 생각한 겁니다. 그래서 남은 30%의 사과를 ‘합격 사과’로 칭하고 입시생들을 둔 가정에다가 팔았답니다. 사과는 날개 돋친 듯 비싼 값에 팔렸음은 당연하고 그 농부는 큰돈을 벌고 행복하게 긴 겨울 잘 살았답니다. 즉 생각하기 나름인 것이지요. 그 농부는 남들 다 우울한 생각을 할 때 자기는 생각의 전환으로 남은 30%에 희망을 본 것이고 그로 인해 행복했으니 그 생각의 차이가 얼마나 다른 결과를 초래하는 것입니까?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은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 여러 군데에 사용합니다. 우선 우울증에 이 이론을 많이 사용합니다. 우울을 많이 느끼는 사람들은 우선 생각의 틀이 부정적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그 부정적으로 굳어진 틀에 어떤 생각이 들어갔다 나오면 다 부정적이 될 수밖에요. 이런 부정적인 인지를 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중요한 3가지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즉, 우선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 생각을 하고 있지요. “나는 안 돼. 내가 해서 될 일이 뭐가 있어” 혹은 “나는 못났어”라는 생각이지요. 두 번째는 자신의 주변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어. 내 현실은 암담해. 나는 누구에게도 인기 없어. 나의 환경은 부정적이야”라는 생각들이죠. 세 번째는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합니다. “나의 미래는 어두워. 나에게 다가올 일이 좋을 게 뭐가 있겠어” 혹은 “나의 미래는 여전히 절망적이야”라는 생각들이죠. 이렇게 생각하는 패턴을 ‘부정적 인지삼제 ’라고 합니다. 이 부정적 인지삼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우울할 수밖에요.

또 우울한 사람들은 어떤 부정적인 결과가 있을 때 그 원인을 남의 탓보다 자신의 탓으로 돌립니다. 이렇게 ~~탓으로 돌리는 심리적인 현상을 ‘귀인’이라고 합니다. 우울한 사람들의 귀인방식은 전반적 내면적 안정적 귀인을 주로 합니다. 쉽게 설명해 드리면, 어떤 시험에 실패했을 때 ‘전반적 귀인’을 해 버리면 “모든 시험을 다 실패 할 거야”라고 생각을 합니다. 게다가 ‘내면적 귀인’을 해 버리면 “내 머리가 나빠”라고 생각을 굳혀버리고 ‘안정적 귀인’을 하면 “앞으로 어떤 시험이라도 똑같을 것이야”라고 생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귀인을 하면 나아질 방법이 없고 우울하지 않을 수 없지요.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30%의 남은 사과에 희망을 볼 줄 알았던 농부의 지혜를 가지도록 생각을 바꾸는 치료 방법을 인지치료라고 합니다.

곽호순병원 원장
서선미 기자 meeyane@kyongbuk.com

인터넷경북일보 속보 담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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