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성대 일원 꽃단지 조성 위해 토질개량 거름 많이 뿌려 발생

경주시가 첨성대 인근 동부사적지 꽃단지에 거름을 너무 많이 뿌려 심한 악취가 발생하자 트랙터를 긴급 동원해 흙갈이 작업을 하고 있다.
천년고도 경주의 대표 관광지인 첨성대 인근에서 심한 악취가 발생해 시민과 관광객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

20일 오후부터 발생한 악취는 하루가 지난 21일 오후까지 첨성대 인근은 물론 수km 떨어진 시가지 일부에서도 맡을 수 있을 정도로 심하게 풍겼다.

이로 인해 경주시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온종일 빗발치는 문의전화로 한바탕 소동을 빚었다.

이날 발생한 악취는 경주시가 매년 첨성대 일원에 조성하는 꽃 단지의 토질 개량을 위해 뿌린 거름이 원인이었다.

경주시는 사적지를 찾는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사계절 내내 풍성한 볼거리와 힐링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해마다 동부사적지 일대에 꽃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조성한 꽃단지에는 계절별로 유채꽃, 수선화, 연꽃, 황화코스모스, 부용화, 꽃양귀비 등 다양한 꽃을 심는다.

하지만 올해는 토질이 떨어져 유채꽃을 비롯한 일부 꽃은 생육이 불량하는 등 예년과 같은 꽃단지 조성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시는 올 겨울 유채꽃 식재를 앞두고 꽃 단지의 토질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보다 배가 많은 밑거름 150t을 한꺼번에 뿌렸다.

20일 오후부터 21일까지 뿌린 거름은 첨성대 일원 동부사적지는 물론 인근의 황룡사역사문화관 주변 꽃 단지 등 총 13만1천㎡의 면적에 차량과 인부들을 동원해 뿌렸다.

이로 인해 인근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이 ‘머리가 아플 정도’의 악취에 시달리며 고통스러워 했다.

특히 근처를 지나가기만 해도 옷에 냄새가 밸 정도의 심한 악취로 인해 첨성대 인근 식당을 찾은 손님들이 식사를 제대로 못하고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김수열(53.황성동) 씨는 “화창한 가을날씨를 즐기려고 첨성대를 찾았으나 고약한 냄새로 분위기를 망쳤다”며 “토질 개량을 위해 거름을 뿌리더라도 이렇게 심한 악취가 발생하는 것은 사용치 말아야 했다”고 불평을 터뜨렸다.

이러한 악취 발생으로 시민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치자 경주시는 21일 오후부터 트랙터를 긴급 동원해 악취가 나는 거름과 꽃 단지 흙을 섞는 작업을 실시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올해 꽃 단지 조성이 토질 불량 등으로 실패해, 이를 만회하기 위해 너무 많은 거름을 한꺼번에 살포한 것 같다”면서 “트랙터로 실시하고 있는 흙갈이 작업이 끝나면 악취는 곧 사라질 것”이라 밝혔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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