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소통·배려가 ‘감성·공동체 치안’ 원동력"

오는 23일 취임 1년을 맞는 김상운 대구지방경찰청장이 경북일보와 인터뷰에서 지난 1년간 치안 현장을 누빈 소감을 말하고 있다. 윤관식 기자 yks@kyongbuk.com
지난해 9월 23일 취임한 김상운(58·치안감·간부후보 32기) 대구지방경찰청장은 휴일인 다음날 점퍼 차림에 개인 승용차를 몰고 동부경찰서 안심지구대를 찾았다. 신분을 밝히지 않고 찾은 이곳에서 최일선 치안현장인 지구대를 시민 입장에서 살폈다. 1월 2일 오후 8시 30분에는 피자집 아저씨로 변신, 피자 두 판을 들고 성서경찰서 신당지구대를 찾아 교대근무 경찰관 20명의 고충을 듣고 격려했다. 지난 1년간 미리 방문 사실을 알리는 등으로 직원들을 번거롭게 하지 않았고, 홍보담당자를 앞세워 현장순시 기념사진도 찍지도 않았다. 62개 지구대·파출소 중에 45곳을 이런 방식으로 챙겼다. 이틀 뒤에는 정보과 직원들과 두산동 홀몸노인 가정 등에 남몰래 연탄을 배달하는 봉사를 계획했는데, 경북일보 취재진에게 알려져 미담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김 청장은 “감시자나 감독자가 아닌 시민의 안전을 함께 지키는 동료라고 생각하기에 이런 방식으로 치안현장을 챙겼다”고 했다.

김 청장은 칸막이로 지위와 계급을 나누는 구내식당의 오랜 관습도 없앴다. 직접 식판을 들고 밥과 국을 떠서 직원들과 어울려 먹는다.

990㎡(약 300평) 규모의 2층으로 된 수성구 만촌동 관사 주택도 최근에 직원들을 위해 내놨다. 자신은 작은 전세 아파트로 옮겼고, 1층과 2층에 각각 방 2개씩 갖춘 관사는 미혼 직원들이 생활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예산이 마련되면 낡은 관사를 보수해 경찰어린이집 등 공공시설로 활용한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취임 1년을 맞아 인터뷰를 하면서 만난 김상운 청장에게서는 권위나 특권의식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김상운 청장은 ‘감성 치안’ ‘공동체 치안’을 전략적 무기로 내세웠고, 경청·소통·배려를 밑바탕에 깔았다.

그는 “경찰 업무는 사람을 대하는 일이어서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면서 솔직함을 바탕으로 상호이해를 하고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배려하는 일은 감성치안의 핵심인 ‘헤아림과 감동’으로 이어진다”면서 “경찰의 도움이 필요한 시민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어려움을 진정으로 해결해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23일 취임 1년을 맞는 김상운 대구지방경찰청장이 경북일보와 인터뷰에서 지난 1년간 치안 현장을 누빈 소감을 말하고 있다. 윤관식 기자 yks@kyongbuk.com
감성치안의 결과물은 눈부시다.

시민들이 느끼는 치안의 척도가 교통질서라고 할 수 있는데, 올해 9월 18일까지 대구의 교통 사망사고 감소율은 22.6%로 전국 1위 수준을 기록했다. 민생치안 안정과 직결되는 핵심지표인 살인과 강도 등 4대 강력범죄 발생률도 7.2%나 낮췄다. 여기에다 지자체와 사회단체 등과 협업을 통해 주민의 체감안전도를 높여 범죄 발생 감소를 이뤄내는 등 공동체 치안도 꾸준히 힘써왔다. ‘내부고객’인 대구 경찰 직원들과 이렇게 힘을 합친 결과 올해 상반기 내부만족도 평가에서도 전국 1위에 올랐다.

경-검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이 담당하는 영미식 수사구조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낸 김 청장은 “대구 경찰은 수사 절차에 있어 인권 보호와 실체적 진실 발견이라는 양대 이념 중 어느 한쪽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왔다”고 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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