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해가 김정은 성명 낭독…총참모장 "남조선 깔고앉아 통일 이루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2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에 대응해 직접 본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연설문을 손에 들고 성명을 읽는 모습. 연합
북한 노동당과 군부의 핵심간부들이 22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전날 성명에 호응하는 집회를 각각 열고 ‘반미결전’을 다짐했다고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들이 23일 보도했다.

중앙방송은 “반미 대결전에 총궐기하여 최후승리를 이룩하기 위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집회가 22일 조선혁명의 최고 참모부인 당중앙위원회 회의실에서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최룡해·김기남·최태복·리수용·김평해·리만건·오수용·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이 참석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도 집회에 참석한 모습이 조선중앙TV 영상에서 포착됐다.

집회에서는 먼저 최룡해가 김정은 성명을 낭독한 뒤 리만건과 조연준, 리영식 노동당 부부장 등이 연설했다고 중앙방송은 전했다.

연설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한 ‘북한 완전 파괴’ 발언을 규탄하며 ‘미친 불량배’, ‘불망나니 깡패’, ‘늙다리’ 등으로 맹비난했다.

방송은 “그들(연설자)은 세계의 면전에서 온 세상을 향해 내뱉은 전대미문의 악담질은 명백히 우리 공화국에 대한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이며 천만 군민을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에로 촉발시키는 기폭제로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연설자들은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께서 성명하신 바와 같이 우리 군대와 인민은 주체 조선의 존엄과 명예를 걸고 늙다리 미치광이 망발에 대한 대가를 받아낼 것이며 수령의 부름 따라 천만 군민이 총궐기하여 악의 제국을 반드시 불로 다스려 반미 대결전의 종국적 승리를 안아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중앙방송은 또 “김정은 동지의 영도따라 반미 결사전에 총궐기하기 위한 인민무력성 군인 집회가 22일에 진행됐다”라며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을 비롯한 총정치국·총참모부·인민무력성 간부들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황병서가 김정은 성명을 낭독하고 나서 리명수가 연설했다. 리명수는 연설에서 “미제와의 최후 결전을 위해 세기를 두고 준비해온 우리식의 타격전은 일단 개시되면 가장 처절하고 몸서리치는 보복전으로 될 것이며 항복서에 도장을 찍을 놈도 없이 모조리 쓸어버릴 때까지, 미 제국주의를 이 행성에서 영영 없애버릴 때까지 중단없이 벌어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전군의 장병들은 적들의 전쟁 도발 책동을 예리하게 주시하며 원수들이 우리 공화국의 영토와 영해, 영공에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튕기려 한다면 세상이 알지도, 듣지도 못한 우리 식의 무자비한 선제타격으로 놈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고 남조선을 깔고 앉아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빛나게 이룩하자”고 호소했다.

특히 “모든 작전과 전투를 철두철미 수령 사수전, 수령 보위전으로 일관시키고 우리의 최고 존엄을 해치려는 적들의 모략책동을 사소한 움직임이라도 포착되는 즉시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릴 것”이라며 김정은 ‘결사 보위’를 다짐했다.

우리의 경찰청 격인 인민보안성에서도 23일 최부일 인민보안상과 간부들, 인민내무군 장병 등이 참가한 가운데 집회가 열렸다.

조선중앙통신은 “(연설자들이) 미제와의 최후 결전의 시각을 눈앞에 둔 정세의 요구에 맞게 계급투쟁의 붉은 맹수가 되여 원수들의 준동을 제때에 철저히 진압하고 최후의 승리를 앞당기기 위한 혁명적 대진군을 보위하며 인민의 생명 재산을 믿음직하게 지켜나갈 결의를 표명하였다”고 밝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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