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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홍신선 등록일 2017년09월24일 18시06분  
누가 가을비는 소리만 온다고 했나.

비는 꼬리를 올려 세우고 고목이 다 된 호두나무를 기어오르거나 순간 허공의 거죽을 타고 주르륵 미끄러져 내린다.

오늘 저 숱한 새끼 얼룩 고양이들 발소리 죽여 이 나라 전역에 흩어져 달아난다.

찬바람머리 가을비는 소리도 없이 고양이 걸음으로 온다.



감상) 가을비의 소리는 노란 은행잎이 먹는다. 패인 아스팔트가 먹는다 오래된 아스팔트의 지붕이 먹는다. 갈 곳 몰라 허둥대는 밤새의 날갯죽지가 먹는다. 어쩌다가는 쳐진 내 어깨가 먹는다. 그리고 당신의 맑은 입술이 먹을지도 모른다.(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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