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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여야 대표 회동, 협치 제도화하기를

연합 kb@kyongbuk.com 등록일 2017년09월24일 19시24분  
유엔 외교 일정을 마치고 지난주 말 귀국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청와대 회동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추석 연휴 전인 이번 주에 청와대 회동을 성사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청와대 여야 대표 회동이 이뤄지면 문 대통령의 유엔 외교와 러시아 방문 성과를 공유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촉발된 안보 문제에 대한 대처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한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통과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여·야·정 협의체 구성과 정기국회 법안 처리 문제 등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미국 방문에 앞서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처리와 관련한 입장문을 내고 “유엔총회를 마치고 돌아오면 각 당 대표를 모시겠다”면서 “국가안보와 현안 해결을 위해 논의하고 협력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22일 여야 지도부를 잇달아 예방해 청와대 회동 일정에 대해 조율했다.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가결됨에 따라 청와대 여야 대표 회동이 이뤄질 수 있는 분위기는 일단 조성됐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제외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권한대행,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청와대 회동에 긍정적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청와대 회동 참석은 당연하다. 부결로 끝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과정과 천신만고 끝에 이뤄진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가결은 협치와 소통의 중요성을 일깨운 소중한 기회였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여소야대 구도에서 국민의당을 비롯한 야당의 협조 없이는 제대로 국정운영을 할 수 없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을 것이다. 야당도 부결과 가결을 넘나든 두 차례의 임명동의안 국회 표결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냈을 뿐 아니라 국정운영의 동반자로서 책임감을 인식했을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야당은 국정운영의 동반자”라면서 “대화를 정례화하고 수시로 만나겠다”고 약속했지만 안타깝게도 협치는 아직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최근 국회 대정부 질문 답변에서 문재인 정부의 가장 아쉬운 점으로 협치를 꼽았다.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기 전에 문 대통령은 입장문을 발표하고 국민의당 지도부에 전화도 걸었다. 민주당은 야당을 압박하는 대신 호소문을 내는 등 소통의 노력을 기울였다. 청와대와 여당은 앞으로도 야당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고 합리적인 비판은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를 견지하기 바란다. 야당도 한반도 안보 위기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고 경제여건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 여당이 위기를 극복하고 국정을 효율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은 청와대 회동에서 협치를 제도화하는 방안을 찾아내기 바란다. 청와대 회동을 정례화하고 여·야·정 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해 가동하는 등 다각적인 협치 채널을 확보해야 한다. 협치 채널을 통해 안보위기에 초당적인 대처 방안을 모색하고, 예산안과 각종 법안 처리 방향을 조율해야 한다. 특히 제1야당인 한국당의 홍준표 대표는 청와대 회동 불참 방침을 재고하기 바란다.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치적 쇼로 소통한다는 것만 보여주려는 청와대 회동은 안 하는 것보다도 못하다”며 “적폐세력으로 지목하면서 정치보복에 여념이 없는데 적폐세력의 대표를 청와대로 불러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지난 7월 19일 이뤄진 문 대통령과의 여야 대표 첫 회동에도 불참한 바 있다. 비판할 것이나 따질 것이 있으면 문 대통령을 만나 면전에서 하는 것이 당당하다. 이번에도 홍 대표만 불참하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거나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을 자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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