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내남초 학생들, 멕시코 강진 피해 학생들에 위로의 손편지 쓰기 행사

▲ 지난해 강진을 경험한 경주 내남초 학생들이 최근 지진발생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멕시코 어린이들에게 위로의 손편지를 적어 전달했다. 내남초 제공
지난해 9월 12일 발생한 경주 지진 진앙지 인근 경주내남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최근 발생한 멕시코 지진피해 어린이들에게 위로의 손편지 쓰기 행사를 가져 눈길을 끌고 있다.

내남초등학교는 25일 4·5·6학년 어린이들이 지진피해로 고통을 겪고 있는 지구 반대편 멕시코 친구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마음을 담은 손편지를 직접 적어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지난 8일과 19일 규모 7.1의 강진으로 수백 명의 사상자와 실종자가 발생한 멕시코 국민과 어린 학생들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지진으로 멕시코 엔리케 레브사멘 초등학교에서는 최소 22명의 어린이들이 사망했고, 30여 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라는 충격적인 뉴스를 전해 들은 내남초 어린이들의 마음은 불편하기만 했다.

특히 1년여 전 처음으로 강진을 직접 경험하면서 지진의 불안과 공포감이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는 어린이들은 이번 편지 쓰기를 통해 하루빨리 지진의 상처와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기원했다.

작년 지진 이후 주변으로부터 걱정과 위로를 받아온 내남초 학생들은 ‘이번에는 우리가 위로를 해 주자’는 마음으로 이날 멕시코시티의 이름 모를 친구들을 위해 손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많이 놀랐지’, ‘힘을 내’, ‘너희들의 상처가 빨리 아물기를 바라’, ‘학교가 빨리 고쳐져서 즐거운 학교생활을 했으면 좋겠어’ 등 걱정하고 격려하는 마음이 담긴 편지를 연필로 꼭꼭 눌러 정성스럽게 써 내려갔다.

손편지 쓰기에 참여한 한 어린이는 “비록 나의 편지가 누구에게 전달될지는 알 수 없지만, 이 편지를 받은 친구들이 힘을 내고 희망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내남초 김낙곤 학교장은 “서로 간 직접적인 교류가 적어지고 이웃에 대한 관심이 줄어져 가는 시대에 학생들이 손으로 직접 편지를 써 봄으로써 감성을 일깨우고 글로벌 한 마인드를 키울 수 있는 좋은 교육적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쓴 학생들의 편지는 ‘손편지 운동본부’를 통해 주한 멕시코 대사관을 거쳐 멕시코시티 어린이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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