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석 한국자유총연맹 포항시지회장
포항에서 태어나 수십 년을 이곳, 고향에서 터를 잡고 살고 있지만, 요즘처럼 포항시민이라는 것이 자랑스럽고 또 포항이 정말 살맛 나는 도시라는 걸 느껴본 적이 없다.

물론 조그마한 어촌에서 출발해 수산항구도시, 무역항만도시, 철강도시, 첨단과학도시로 시대에 따라 옷을 갈아입으며 급성장해 온 포항은 대한민국 어느 도시와 비교해봐도 뒤질 게 없는 매력적인 도시다.

70, 80년대에는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기업들이 물밀 듯이 들어오고 대규모 건설과 인구가 유입으로 큰 도시가 됐으며 과거보다 경제적으로도 많이 윤택해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소시민의 순수한 입장에서는 솔직히 대규모 건축물이나, 넓은 도로, 매머드 쇼핑시설 등이 들어서는 것보다는 내 집주변의 작은 공원과 산책로, 그리고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찾아가 볼 만한 문화공연이 더 간절한 숙원사업이었다.

그런데 최근 2, 3년 전부터 계절이 바뀔 때마다 그런 소망이 주변에 하나둘 현실로 나타나서 너무 반갑다. 포항이 오랫동안 입고 있던 ‘철강산업도시’라는 묵직한 털옷을 벗고 문화와 자연이 조화를 이뤄가는 ‘녹색 빛 생태도시’의 새 옷을 갈아입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시가 그린웨이 (Green way)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면서 요즘은 집 대문만 나서면 도로변 곳곳이 녹색의 휴게시설과 쉼터가 즐비하며, 철길을 걷어낸 시내 중심가에 공원이 들어선다니 그 소식 자체가 힐링이고 활력소가 된다.

뿐만 아니라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집을 나서도 오어사 둘레길이며 호미반도 해양둘레길 등 가는 곳마다 자연경관을 즐기며 실컷 운동도 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얼마 전에는 이강덕 포항시장이 공무원들과 함께 완공을 앞두고 있는 호미반도 둘레길을 직접 걸으며 시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미비점과 불편이 예상되는 부분을 꼼꼼히 보완한다는 신문보도를 보고 감동하기도 했다. 아직 전 구간이 완공된 것은 아니지만 얼마 전 바다를 보며 걷는 이 둘레길을 다녀와서는 감탄사를 한참 연발한 적이 있다.

이처럼 우리 시민의 입장에서도 이제 의식이 높아져 단체장이 치적을 의식해 단기간에 큰 건축물이나 도로를 건설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정말 오랫동안 지속해서 시민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는 소통의 리더십이 간절히 필요하다.

더군다나 이런 친환경적인 관광 인프라는 국민적인 관광 선호도와도 맞아떨어져 많은 외부 관광객들이 잘 조성된 그린웨이와 둘레길, 생태공원을 앞다퉈 찾아오게 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올해 초에는 포항의 숙원이던 문화재단도 출범해 정말 주말과 평일을 가릴 것 없이 창의적이고 풍성한 문화예술 공연과 작품을 주변에서 자주 접할 수 있어 이 또한 수도권에 사는 친구들에게도 자주 자랑하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불과 몇 년 사이에 확 달라진 내 고향이 포항이 정말 자랑스럽고, 내가 포항시민인 것도 스스로 만족스럽다.

얼마 전 시작된 포항스틸아트 페스티벌도 추석 연휴 기간에도 이어진다고 한다. 무엇보다 올 명절에 포항에 내려올 친척과 친구들에게 자랑도 하고 직접 데리고 갈 포항명소를 미리 찾아가 보고 메모하는 것도 요즘 나의 참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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