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방경찰청 페이스북 캡쳐.
포항에서 근무 중인 경찰이 과로로 쓰러져 숨지는 일이 또 발생했다.

이달 들어 벌써 3번째 일어난 과로사로 교대근무 직종의 불규칙하고 과도한 업무와 정신건강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포항북부경찰서에 따르면 26일 새벽 2시 50분께 포항 죽도파출소에서 근무하던 최모(30)순경이 코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 경찰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최 순경은 전날 오후 6시 30분부터 야간근무를 시작해 주취 폭행사건을 처리한 후 이날 새벽 1시부터 3시까지 2시간의 휴게 시간 동안 숙직실에서 쉬던 중이었다.

지난해 1월 임용된 최 순경은 지금까지 죽도파출소에서 주간·야간·비번·휴무를 반복하는 4조 2교대로 근무를 계속해왔다.

동료 경찰은 “이제 경찰이 된 지 20개월밖에 되지 않은 젊은 친구다”면서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경찰은 최 순경이 과로로 숨진 것으로 보고 순직 절차를 밟기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 오전 8시 30분께는 포항남부경찰서 장기파출소에 근무하는 고모(55)경감이 가정폭력 현행범을 잡아 20여㎞ 떨어진 포항남부서에 인계하고 돌아와 심장에 통증을 호소하며 보건진료소 앞에서 쓰러져 사망했다.

또 지난 11일에도 같은 경찰서 이모(57)경감이 정기 사격연습 중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 중 숨을 거뒀다.

포항에서만 경찰관 3명이 잇따라 과로로 숨지자 지역에 따른 경찰 업무 강도 차이가 들쑥날쑥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포항북부경찰서와 남부경찰서의 경찰 1명당 담당인구는 각각 630명과 561명에 달했다.

경북지역에 근무하는 6천193명의 경찰이 1명당 담당 인구는 구미는 639명이나 되지만 울릉의 경우 180명에 불과해 지역마다 큰 차이를 보였다.

5천621명이 근무하는 대구 역시 1인당 시민 738명을 맡은 달서경찰서와 달리 중부는 197명만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 인구대비 경찰 숫자와 함께 관할 지역 크기도 문제로 꼽힌다.

특히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넓은 지역을 지닌 경북의 경우 이 문제는 심각해 일선 파출소와 경찰서 간 거리가 먼 곳은 사건처리에 걸리는 시간이 지역에 따라 늘어나 업무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경찰, 소방 등 교대 근무가 많은 직종에 대한 스트레스 관리를 체계화할 필요도 제기되고 있다.

일선 경찰관은 “사람에 의한 스트레스가 가장 심하다”며 “육체적으로도 힘들지만 정신적으로 피로도도 상당하다”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현재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트라우마에 대한 정신과 상담이나 지방청별로 순회 상담을 하고 있지만 희망자에 대한 진료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육체와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각한 직업군에 대해서는 정기검진에 정신과 치료나 상담을 필수로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영우 포항북부경찰서 생활안전과장은 “야간 근무 중 가장 힘든 일은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사건”이라면서 “보통 형사 입건이 필요한 사건의 경우 2~3시간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 데 업무가 몰릴 경우 현재 인력으로는 애로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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