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찾모, 유골 발견 15주기 추모식 열고 넋 기려

26년의 세월 속에 백발이 무성해진 우철원 군의 아버지 우종우 씨가 아이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대표적인 영구미제인 대구 개구리소년사건 유가족들이 정부 차원의 진상규명위원회 설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 미아 실종 가족 찾기 시민의 모임(이하 전미찾모)은 26일 아이들의 유골이 발견된 와룡산 중턱에서 유골 발견 15주기 추모식을 열고 넋을 기렸다.

이 자리에서 유가족들은 지난 2002년 9월 26일 유골 발견 당시 경찰이 현장을 보존하기보다 곡괭이와 삽으로 현장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감식반은 유골 4구를 파헤치고 유골 1구만 조사했다. 또 2일만에 자연사인 ‘저체온증 사망’을 사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40일 뒤 경북대 법의학팀은 “두개골 손상 흔적을 분석한 결과 소년들은 ㄷ자 모양의 예리한 흉기와 발사체에 의한 타살”로 검사 결과를 발표, 경찰 수사 결과를 뒤집었다.

나주봉 전미찾모 회장은 “경찰의 성급한 사인발표도 문제지만, 전국을 돌며 개구리 소년들을 찾으러 다닐 때 당시 안기부 직원들이 우리를 따라다녔다”고 호소했다.

또 “아버지들이 서울에 올 때도 경찰들이 붙어 윗선에 동향보고를 했다”고 덧붙였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의혹이 한둘이 아니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우철원 군(당시 13세)의 아버지 우종우 씨(70) 역시 경찰 수사에 대한 의혹을 감추지 않았다.

우 씨는 아들과 함께 발견된 김영규 군(당시 11세)의 옷가지에서 발견된 권총 총알 3발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26일 개구리 소년 유골 발견 15주기 추모식에서 우철원 군의 아버지 우종우씨가 아이들의 넋을 기리고 있다.
경찰은 총알 3발에 대해 주웠을 것이라고 단정했지만 우 씨는 만약 주웠다면 다른 아이들도 모두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없었기 때문이다.

우종우 씨는 경찰의 사건 조작, 은폐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 6월 28일 성서경찰서에 실종 사건 발생일로부터 2년간의 수사 기록을 정보 공개 청구했다.

하지만 사망 시기를 특정할 수 없고 범인의 국외 도피 가능성, 공소시효 만료의 이유로 거부당했으며 이의신청 역시 기각됐다.

우종우 씨는 “경찰이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있어 의심은 더 커지고 있다”면서 “그저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죽었는지만이라도 알고 싶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김종식 군(당시 9세)의 삼촌 김재규 씨(57)도 수사의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단순 가출로 잠정결론을 내리고 집에서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으라는 경찰의 말을 들은 것을 후회한다”며 “유골을 발견하는 것도 온갖 의문투성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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