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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 감기몸살처럼 찾아온 뇌경색

홍대영 에스포항병원 뇌·혈관 병원 부원장·신경외과 전문의 등록일 2017년09월27일 16시19분  
▲ 홍대영 에스포항병원 뇌·혈관 병원 부원장·신경외과 전문의
무더웠던 여름도 끝나가는 요즘, 커진 일교차 때문에 감기 기운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있다. 이들 가운데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뇌경색을 앓은 이가 있다. 이 글을 통해 환절기 온도 차이로 인한 뇌혈관 수축으로 뇌경색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한다.

최근 한 환자가 병원을 찾았다. 감기몸살을 한차례 겪은 환자였다.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뇌 정밀 MRI(자기공명영상진단) 촬영을 했다. 검사 결과는 놀라웠다. 머리에 흰 점이 여러 눈에 띄었는데 이는 뇌혈관이 막혀 뇌 조직이 괴사한 흔적이었다. 뇌경색으로 인해 괴사한 뇌 조직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MRI 촬영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전달했다. 좋은 소식은 운이 좋게도 뇌경색이 감기몸살처럼 지나갔다는 것과 나쁜 소식은 앞으로 뇌 건강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든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막힌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을 합쳐 뇌졸중이라 하는데 이 중 뇌경색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85%로 뇌경색 발병률이 훨씬 높다. 그런데 뇌경색의 경우 초기 증상이 감기몸살 증상과 비슷해 제때 병원을 찾지 않는 환자들이 있다. 이와 함께 뇌혈관이 터지기 일보 직전으로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는 그야말로 머릿속 시한폭탄이지만 발병 전까지 특별한 전조증상이 없기 때문에 발견이 늦어지는 증상 중 하나다.

뇌경색과 뇌동맥류, 뇌출혈과 같은 뇌혈관 질환은 실제로 발병 환자의 30% 정도가 팔, 다리 등 신체 주요 부위에 후유증을 겪는다. 위 사례의 환자는 다행히 큰 후유증 없이 뇌경색을 앓고 지나갔지만 심각한 후유증을 막기 위해서는 치료의 ‘골든타임’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감기몸살과 같은 증상을 가볍게 여기고 넘어가면 안 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최대한 빨리 막힌 혈관을 뚫어주면 영구적인 뇌 손상을 막아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혈관을 다시 뚫기 위해 일반적으로 혈전을 녹이는 혈전용 해제를 쓰는데, 대체로 뇌경색 발생 직후 3시간 안에 해야 효과가 크므로 뇌경색이 의심되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뇌경색을 가장 주의해야 할 연령층을 통계로 보면 50대 이상이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더욱 주의해야 한다. 2015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뇌경색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중 54%가 남성, 46%가 여성이었다. 나잇대별로는 70대 이상이 전체의 35.4%, 60대 24.6%, 80대 21.7%, 50대 13.5%로 50대 이상이 95% 이상이었다. 특히 평소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등의 질환을 앓고 있다면 뇌경색에 걸릴 확률은 더욱 높아지므로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기침이나 콧물이 없는 환절기 감기몸살을 앓고 있을 때 자칫 뇌경색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증상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제대로 된 검사를 통한 의사의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몸에 혈전이 생길 때 염증 반응으로 감기에 걸린 것처럼 오한이 나고 찌뿌둥한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점점 커지는 일교차에 우리 몸이 가을을 잘 대비할 수 있도록 평소 규칙적인 혈압 측정과 혈압관리, 당뇨 관리, 금연과 절주가 중요하며 동물성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이 적은 음식을 싱겁게 먹는 등 건강한 식사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또 적절한 운동도 필수다. 그런데도 서서히 찾아오는 뇌경색, 뇌출혈, 시한폭탄 같은 뇌동맥류 등 뇌혈관 질환이 발생했을 때는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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