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전횡 조장하는 규정 탓에 특정 팀 관련 잡음 봇물
전문가들 "구단들 공동대응해서라도 바로잡아야" 주장

중위권 진출을 위해 안간 힘을 쏟던 대구FC가 비디오판독(VAR)에 의해 다 잡은 승리를 빼앗기자 대구FC 팬들의 분노가 하늘을 치솟고 있다.

심지어 일부 팬은 ‘누가 봐도 매수당해서 비겨버렸다’며 K리그 심판판정 시스템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대구FC는 지난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와의 K리그 클래식 31라운드 경기에서 2번의 비디오 판독에 의해 2골을 날렸다.

이날 경기 영상을 살펴보면 후반 13분 코너킥 상황서 전북 문전에서 경합하던 주니오가 전북 수비수를 밀친 뒤 볼을 받아 골을 터뜨렸다.

박필준 주심은 이 상황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결과는 주니오가 파울을 범한 뒤 골을 넣었다는 판단에 따라 취소됐다.

대구구단과 팬들의 분통이 터진 것은 후반 39분 에반드로의 골상황이다.

전북의 공세를 받아낸 대구의 골킥상황에서 조현우가 전방을 향해 골킥을 했고, 이 볼이 전북진영 하프라인부근에 떨어지자 전북 신형민과 대구 선수가 경합을 벌인 끝에 볼을 빼낸 전방으로 밀어준 것을 다시 문전으로 크로스하자 에반드로가 골로 연결시켰다.

이 상황만으로 볼 때는 완벽한 골이었다.

그러나 박필준 주심은 이 골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결과는 또다시 골 무효였다.

조현우가 골킥하는 과정에서 볼을 세우지 않고 찾기 때문에 무효라는 판정이었다.

대구로서는 어이없는 판정일 수 밖에 없었고, 강력한 항의가 뒤따랐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연맹심판위원회도 25일 회의에서 이 판정에 대한 적정한 판정이었다고 결론 내린 데 이어 지난 26일 대구FC의 공식소명요청에 대해서도 같은 대답을 내놓았다.

문제는 박필준 주심이나 심판위원회가 과연 옳을 판단을 했을까 라는 점과 왜 유독 전북현대나 울산현대와의 경기에서 이같은 판정불만들이 쏟아지는가 라는 데 있다.

먼저 후반 39분 조현우가 볼을 세우지 않고 골킥한 것을 잡아내는 무시무시한 VAR이 어떻게 후반 5분 전북 정혁의 백패스를 골키퍼가 잡았음에도 잡아내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다.

자기편의 백패스를 골키퍼가 잡을 경우 간접프리킥이 주어져 골로 연결시킬 수 있는 상황이어서 VAR판정이 필요하지만 이 상황은 장님이 아니면 모두가 알 수 있는 반칙이었다.

또 후반 39분 조현우의 골킥이 잘못돼 에반드로의 골이 취소됐다면 경기시작은 후반 39분으로 되돌아 조현우의 골킥 어게인 상황에서 진행돼야 하지만 박필준 주심은 전북의 골킥으로 선언했다.

이어 후반 42분 에반드로의 파울과 계속된 상황에서 전북 신형민이 에반드로를 향한 보복성 플레이를 저지하던 세징야에게 경고를 준 상황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같은 정황을 종합해 보면 심판의 판정이 오심을 넘어 편파판정으로 오해할 소지가 높다는 점이다.

하지만 프로축구연맹 심판위원회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서는 전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본지에서도 연맹측에 39분 상황에서 전북에 골킥을 준 이유를 질의했지만 결국 답변을 받지 못했다.

결국 한국프로축구는 선수들에 의해 승부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심판에 의해 결정되는 리그로 전락할 우려를 낳고 있다.

그 원인의 중심에는 심판 판정과 관련한 심판위원회의 전횡에 있다.

현행 프로축구규정상 심판 판정에 대해 선수나 구단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경우 모두 징계대상이다.

VAR규정은 한술 더 떠 선수나 구단은 비디오 판정요청을 할 권리조차 없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역시 징계를 받는다.

즉 VAR요청 권한까지 심판과 VAR심판에게만 주어진 성역이 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이 규정으로 인해 구단과 선수들은 그야말로 ‘울며겨자먹기’경기를 해야하고, 팬들의 분노는 높아질 수 밖에 없게 돼 있다.

따라서 차제에 연맹과 심판들의 전횡이 스스로 고쳐지지 않을 경우 각 구단들이 공동대응해서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 주장에 힘이 쏠리고 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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