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셉테드와 안전한 도시 만들기

박동균 대구한의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등록일 2017년09월28일 16시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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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균 대구한의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오늘날 우리 사회는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으며, 사회구조 또한 복잡·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구조의 변화는 다른 한편으로는 각종 범죄를 질적·양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 더욱이 범죄현상에 있어서도 새로운 유형의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면 이렇게 늘어나는 다양한 범죄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해서,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범죄에 대한 범국가적 관심과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할 제도가 최근에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도입된 ‘셉테드’이다. 물리적으로 잠재적인 범죄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통제하고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 바로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셉테드, CPTED·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이다. 과거에 전통적인 범죄학에서는 범죄를 ‘범죄자에 의한 불법적인 행위’로 규정하고 범죄자와 범죄 발생의 원인 등에 중점을 두고 연구를 했다. 하지만 셉테드를 포함하는 이른바 최신 환경범죄학에서는 ‘범죄자와 피해자가 동시에 특정 장소에서 벌이는 역동적 이벤트’로 정의함에 따라 범죄가 발생하는 환경적인 요인에 중점을 두고 연구한다.

즉, 아파트나 공원 등을 신축하는 단계에서 범죄 유발요인을 원천적으로 제거하여 범죄를 예방하려는 노력이다. 주로 피해대상을 강화하거나 자연적인 감시가 이루어지도록 시야를 확보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건축물을 계획하는 단계부터 범죄 예방적인 환경요소를 고려하므로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경비실의 위치를 사람들의 왕래가 잘 보일 수 있는 장소에 설치하고,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지하주차장에 고성능 CCTV와 비상벨 설치, 어두운 골목길에 밝은 LED 조명으로 교체, 공원이나 놀이터는 주변에서 잘 관찰할 수 있도록 울창한 나무나 장애물을 제거하는 방안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미국과 같은 주요 선진국에서는 우리나라보다 앞서 셉테드에 관심을 기울여 왔으며, 셉테드 정책을 도시와 건축계획에 반영하여 적용해 왔다. 미국 플로리다주 게인즈빌 시에서는 지나가는 행인들이 편의점 안을 잘 볼 수 있도록 유리창을 가리는 게시물 부착을 금지시켰다. 계산대도 외부에서 잘 보이는 위치에 설치하도록 하고, 주차장에는 CCTV와 밝은 조명을 설치하도록 했다. 이런 정책적 노력으로 재산범죄가 39%가 감소하는 효과를 보았다. 또한, 1980년대 영국 런던의 에드먼턴, 햄리츠 타워, 해머스미스 세 지역에서 가로등의 조명을 평균 5럭스에서 10럭스로 높이자 세 지역 모두에서 무질서와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미국과 영국 만에 그치지 않고 독일, 네덜란드, 일본 등 전 세계 주요 선진국에서 동일한 범죄예방 효과를 보았다. 현재 우리나라 경찰청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와 같은 셉테드를 통한 안전도시를 만들고자 많은 연구와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욱 확대되어 우리나라에 적합한 셉테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물리적인 환경의 변화만으로 모든 범죄 발생이나 주민들의 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는 데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반드시 지역사회의 유기적인 연대와 공동체 의식이 선행되어야 효과가 극대화된다. 지역 자치행정에 대한 주민들의 능동적인 참여가 확대되고, 지역공동체의 상호작용을 활성화하는 접근방법이 셉테드와 함께 추진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지역주민,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지방의회, 학교 등이 함께하는 협력 치안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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