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에
흐린 강물이 흐른다면
흐린 강물이 되어 건너야 하리

디딤돌을 놓고 건너려거든
뒤를 돌아보지 말 일이다
디딤돌은 온데간데없고
바라볼수록 강폭은 넓어진다

우리가 우리의 땅을 벗어날 수 없고
흐린 강물이 될 수 없다면
우리가 만난 사람은 사람이 아니고
사람이 아니고
디딤돌이다




감상) 내가 첫손님이다. 지난밤의 폐점문패가 아직 걷히지 않았고 종업원은 앞치마를 두르기도 전이다. 첫,이 가진 공허를 둘러보다 다 먹지도 못할 빵을 주문하고 커피를 주문한다. 오늘 저 종업원에게 나는 첫 디딤돌이다. 오늘하루 안전하게 잘 건너라고 뒤돌아볼 필요 없는 하루 되라고 든든한 돌멩이를 주문한다.(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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