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임당 초상 숨은 그림 보이면 진짜 돈

위폐 식별법
설 명절을 앞둔 1월 21일 오전 7시 50분께. 대구 중구 태평로 번개시장에서 과일가게를 하는 A씨(87)는 B씨(37·여)씨와 B씨의 중학생 딸(16)에게 키위 1만 원어치를 팔고 5만 원권을 받아 4만 원을 거슬러줬다. 컬러복합기로 복사한 위조지폐라는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같은 날 오전 8시 50분께 대구 달서구 달구벌대로 서남시장 상인 C씨(60·여)는 B씨 모녀에게 5만 원권 지폐를 받고 8천 원짜리 부추를 판 뒤 4만2천 원을 거슬러줬는데, 위조지폐를 알아보지 못했다.

B씨 모녀는 곧바로 우엉 판매 상인에게 위폐를 건넸다가 의심을 하자 5만 원권 위폐를 돌려받고 진폐를 건넸고, 우엉 상인이 부추를 판 C씨와 위폐 여부를 확인한 뒤 이날 9시 10분께 112로 신고했다. 경찰은 신고접수 10시간 만에 B씨 모녀를 붙잡아 통화위조 및 동행사,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B씨 모녀는 컬러복합기로 21장의 5만 원권 위폐를 복사한 뒤 대구지역 전통시장 채소, 과일, 건어물 상인들을 상대로 위폐 12장을 사용해 거스름돈 47만 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남구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B씨는 빚 독촉에 시달리다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의 지속적인 단속으로 위조지폐 발견사례가 다소 줄고 있지만, 올 추석에도 전통시장이나 마트 등지에서 위조지폐로 거스름돈을 챙기는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8월 대구에서 발견된 위폐는 42장으로, 5만 원권이 30장, 1만 원권 4장, 5천 원권 7장, 1천 원권 1장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60장이 발견됐다. 2015년 1년 간 88장이었던 것이 지난해에는 62장으로 줄었다.

경찰은 간단한 방법만 익혀두면 위조지폐를 손쉽게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5만 원권은 밝은 곳에서 신사임당 초상 숨은 그림이 있는지 비춰보고, 앞면 왼쪽 끝에 있는 띠형 홀로그램을 구부려보아 우리나라 지도·태극·4괘 무늬가 같은 위치에 번갈아 나타나는지 주의해서 살펴보면, 흔히 발견되는 컬러복합기로 복사한 위폐는 대부분 걸러낼 수 있다.

1만 원권 역시 세종대왕 숨은 그림을 먼저 확인하고, 숨은 그림 옆에 붙어있는 은색 홀로그램에 우리나라 지도·태극과 숫자 ‘10000’·4괘가 번갈아 나타나는지 살펴본다면 위조지폐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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