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치뤄지는 국정감사를 4일 앞두고 여야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전개될 정국 주도권 싸움의 전초전이라는 판단하에 국감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국감은 문재인 정부의 안보정책과 언론 장악건, 적폐청산, 경제정책이 주요 쟁점이라는 정가의 분석이다.

여야는 우선 문 정부의 적폐청산업을 놓고 대치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정부 비판세력 제압’ 문건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필요성을 잇달아 제기하며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노 전 대통령의 640만 달러 뇌물수수 의혹을 재수사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일가가 받은 뇌물의 환수는 물론이고 권양숙 여사에 대한 고발 검토 방침까지 밝힌 상태다.

바른정당 역시 문재인 정부가 경제·안보 등의 현안은 뒤로 제쳐놓고 적폐청산이라는 미명하에 과거 파헤치기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당은 적폐청산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에만 치중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정부의 안보정책도 이번 국감의 핵심 이슈 가운데 하나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야당은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대화를 구걸하고 있다고 맹비난해 왔다. 특히 한국당은 이번 국감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통해 핵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함과 동시에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엇박자’를 비판하며 인적쇄신도 거듭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현재 그 어느 정부보다 한미 동맹이 공고하다고 반박하며 ‘한반도 전쟁 불가론’으로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국감에서 집중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이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나 송영무 국방부 장관 등 외교·안보라인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엄호할 방침이다.

국민의당은 북핵 위기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 내 엇박자 대응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비롯한 외교·안보라인 교체 요구를 이어간다는 태세다. 특히 노영민 주중대사를 비롯한 4강 대사가 대선 국감공신들로 채워졌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인사 문제 비판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 홍보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또 ‘문재인 케어’로 대변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설명하면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 처리의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특히 최저임금 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동시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단기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소상공인이나 영세기업을 위한 종합 대책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반면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좌파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하면서 관련 문제점들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할 태세다. 문재인 케어에 대해 재정조달 방안이 불투명한 ‘장밋빛 희망’이라는 점을 국민에게 알리고,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 등 탈원전 정책에 대해서도 잘못된 결정이자 법적 절차를 무시한 일방적인 정책이라고 공세를 펼칠 계획이다.

이밖에 야당은 ‘최저임금 인상’‘비정규직 제로’ 등의 경제정책이 성급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재원 마련 방안과 부작용 가능성 등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여권은 이명박 정부 시절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공영방송 인사에 개입하는 등 방송장악을 시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언론인 블랙리스트’를 통해 방송장악을 지시했다는 정황 자료를 제시하며 이들을 모두 국감 증인으로 채택,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했다.

이에 맞서 한국당은 민주당 내에서 만들어진 이른바 ‘공영방송 문건’ 논란과 관련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언론자유 수호를 위한 국정조사를 관철하겠다는 강경한 태세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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