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까래에 매달린 것(hanging from the rafters). NBA 팀들이 영구결번으로 지정된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홈 경기장 처마 끝에 매달아 놓은 데서 ‘영구결번’을 뜻하는 말이 됐다. 프로 스포츠 최초의 영구결번은 1935년 NFL 뉴욕 자이언츠의 레이 플래허티 등번호 1번이다. 야구에서는 그로부터 4년 뒤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 루 게릭의 4번이 영구결번 됐다. 특히 최초의 흑인 선수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깬 재키 로빈슨의 42번은 전 구단 영구결번으로 유명하다.

영구결번(永久缺番·retired number)은 스포츠나 항공기, 철도 등에서 특정 번호를 다시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스포츠에서는 등번호를 사용하는 단체 경기에서 특정 선수를 기리기 위해 그 등번호를 다시 사용하지 않도록 해서 명예의 의미를 띤다. 이에 반해 1983년 소련 상공에서 소련 공군에 의해 격추돼 탑승자 269명 전원이 죽은 ‘대한항공 007편’이나 지난 2003년 2월 18일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때의 열차 편성번호 ‘118번’과 ‘130번’의 영구결번은 부정적인 의미를 갖는다.

‘국민 타자’ 이승엽의 등번호 ‘36번’이 영구결번 됐다. 이승엽 영구결번은 삼성 라이온즈 창단 후 3번째다. 이승엽은 지난 3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경기(10-9승) 5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KBO리그 최종전을 치렀다. 이날 은퇴식에서 ‘36번’은 삼성의 영구결번이 됐다. 이만수의 22, 양준혁의 10에 이어 삼성의 3번째 영구결번이다. 삼성 소속으로 이승엽은 한국시리즈 4차례 우승, 1번의 MVP 그리고 정규시즌 MVP 5회, 10차례 골든글러브에 선정됐다. 이승엽의 KBO리그 통산 기록은 타율 0.302, 1355득점, 2156안타, 467홈런, 1498타점, 57도루, 1055사사구, 464차례 2루타와 28번의 3루타다.

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은 이승엽의 팬은 “등번호 36번은 영구결번 됐지만 지난 20여 년 동안 활약하며 보여준 멋진 모습은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 했다. 등번호 36번의 이승엽은 그라운드를 떠나도 “진정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그의 성실함의 철학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이동욱 편집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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