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대통령과 가까운 한 국회의원이 링컨에게 불평했다. “대통령께서는 왜 정적들을 벗으로 대하시는 것입니까? 그들을 제거하셔야 합니다” 링컨은 웃음 띤 얼굴로 대답했다. “내가 지금 적을 제거하고 있지 않소” “무슨 말씀인지…” “적을 벗으로 만들면 적은 저절로 제거되는 게 아니오” 이처럼 국민통합을 위해 포용의 정치를 편 링컨은 자신의 최대 정적이던 민주당의 정치 거물 더글러스까지 열열한 협력자로 돌아서게 했다. 

어느 날 한 상원의원이 링컨을 찾아와 자신을 모독한 정적들에게 악담을 늘어놓은 편지를 링컨에게 보여주었다. “이 편지를 부쳐 보낼거요?” 링컨이 물었다. “물론입니다. 꼭 부칠 것입니다” “내게 억울함을 호소했으니 분풀이하지 않았소. 편지를 태워버리시요” 적을 벗으로 만드는 포용이 적을 없애는 지름길이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인내, 희생, 용서와 관용이 뒤따라야 한다. 

“이번 패퇴의 원인을 따지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의 잘못을 따지는 문제는 역사학자의 책상에 올려놓자. 우리가 과거에 매몰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이다” 2차 대전 때 프랑스에서 영국군이 독일군에게 패했을 때 처칠 수상의 국민통합을 위한 외침이다. “과거와 현재가 싸우면 미래가 죽는다” 토인비의 경구를 처칠은 체득하고 있었다. 

리더는 흔히 세 종류로 나눠 진다. 미래를 만드는 리더와 미래가 펼쳐지는 것을 지켜보는 리더, 그리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는 리더이다. ‘세계의 공장’ 중국을 만든 덩샤오핑은 대표적인 미래를 만든 지도자다. 덩샤오핑은 집권 후에도 자신을 혹독하게 박해했던 마오쩌둥을 포용했다. 역사의 한 과정으로 이해하고 마오의 장점만을 취했다. 덩샤오핑의 실용적 포용정치 덕분으로 동요 없이 관민이 뭉쳐 경제발전에 의한 대국굴기에 매진할 수 있었다. 

이재오 전 의원은 문재인정권의 과거사 들추기에 의한 적폐청산에 대해 “권력을 잡았다는 이유로 없는 적폐를 기획하고, 바람몰이하고, 인민재판 하듯이 하는 정치보복 적폐청산은 또 하나의 적폐”라고 비판했다. 과거사에 매달리는 후진기어 정치의 결과는 공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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