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경찰서

섬유공장을 운영하다 지난 2015년 은퇴한 A씨(63)는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자전거 타기를 취미로 가졌다.

자전거를 타며 운동을 하고 직접 수리와 조립을 하다 보니 어느새 자전거에 푹 빠져들었고 결국 남의 자전거까지 탐내기 시작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미리 준비한 절단기를 들고 다니며 자전거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범행 대상은 중구 남일동 롯데시네마 앞에 세워져 있던 B씨의 50만 원 상당의 로드 자전거다. A씨는 검은색 비닐봉지에서 절단기를 꺼내 자물쇠를 끊은 뒤 B씨의 자전거를 타고 유유히 사라졌다.

범행이 쉽게 성공하자 A씨는 더욱 고가의 자전거를 탐내기 시작했다.

A씨는 같은 해 5월 15일 대구 도시철도 2호선 경북대병원역 주변 자전거 보관대에서 또 다른 자전거를 골랐다.

C군(12)이 소유하고 있던 시가 200만 원 상당의 자전거로 A씨의 손으로 들어갔다.

같은 수법으로 A씨가 최근까지 훔친 자전거는 모두 28대로 시가 1천200만 원에 달한다.

A씨는 훔친 자전거 6대를 자신 소유의 42평 아파트에 전시했다. 모두 1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자전거다.

또 7대의 자전거는 지인들에게 주거나 직접 분해, 개조했다.

결국 A씨는 지난달 26일 대구 수성구의 한 거리에서 또 다른 자전거를 물색하다 수성경찰서에 붙잡혔고 10일 절도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A씨의 집과 복도, 아파트 자전거 보관대에서 15대의 자전거를 발견해 회수했고, 지인들에게 준 3대의 자전거를 추가로 회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가의 자전거만 골라 집에 전시돼 있었다"며 "자전거에 대한 욕심이 점점 커지자 범행을 멈추지 못한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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