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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남산 묘지이장사업, 국민의 관심 필요

용석원 경주국립공원 사무소장 등록일 2017년10월10일 15시44분  
▲ 용석원 경주국립공원 사무소장
경주시 남쪽의 남산은 국립공원일 뿐만 아니라 사적 제311호이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으로 국보와 보물을 비롯한 문화재 50여 건을 비롯해 100여 건의 비지정문화재가 산재해 있어 소위 ‘노천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남산에 오르다 보면 문화재와 함께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엄청난 수의 묘지들이다. 2016년 공원사무소에서 실시한 묘지 전수조사에서 남산 전역에 6천330기의 묘지가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립공원과 사적 지역을 합친 남산의 면적이 25.38㎢임을 감안하면 현재 남산에는 1㎢당 약 250기의 묘지가 있어 마치 거대한 공동묘지를 연상케 한다.

이는 1968년 이전에 무분별하게 조성된 분묘와 1968년 남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에는 공원 내 묘지 설치가 법적으로 금지되었지만, 관리가 엄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남산이 도심에서 가까운 지리적 특성과 매장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전통 장묘문화, 수많은 사찰 터 등에 의해 남산 전체가 명당이라는 지역민들의 인식에 기인한 것이다.

남산에 산재된 분묘는 많은 문제점을 일으킨다. 첫째로 성묘객들의 부주의로 인한 산불 발생의 위험이다. 특히 남산의 경우 소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작은 불씨가 마른 솔잎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여 대형 산불로 번져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둘째로 남산의 경관 훼손이다. 조사결과에 의하면 탐방로 반경 50m 내에 총 1천19기(전체 16%)의 묘지가 분포하고, 문화재 반경 100m 내에 총 468기(전체 7.4%)의 묘지가 분포하고 있다.

국립공원을 지정·보전 및 관리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자연공원법’에 의하면 국립공원은 우리나라의 자연 생태계나 자연 및 문화경관을 대표할 만한 지역으로 정의되어 있는데 수많은 묘지로 인한 경관의 훼손은 이러한 정의를 무색케 한다.

셋째로 성묘객들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수많은 샛길로 인한 야생동식물의 서식지 파괴(파편화)이다.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멧돼지 도심 출현의 한 원인도 바로 서식지 파괴이다.

국립공원은 탐방객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함과 함께 야생동식물들에게는 편안한 안식처가 되어야 한다.

경주국립공원사무소에서는 국립공원이자 사적이며 세계문화유산인 남산의 경관을 개선하고 훼손지를 복원하기 위하여 묘지 이장사업을 2011년부터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다.

남산 묘지 이장사업은 남산 내 조성된 묘지에 대해 이장 신청을 받아 이장비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2017년 현재까지 예산 16억5천만 원을 투입하여 547기의 묘지를 이장하였다.

더불어 국립공원 내 불법 분묘 설치의 예방과 단속은 물론, 화장으로의 장례 문화가 변해가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어 주민 설명회를 지속적으로 실시하여 주민들의 의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공원사무소에서 2015년 묘지 이장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여 이장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국민의 관심과 참여 없이는 이 사업의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경주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더 나아가 세계적인 유산인 남산을 지키기 위해 남산 묘지 이장사업에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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