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11일 모교인 대구공고 총동문회 체육대회를 찾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단상에 앉아 동문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경북일보 자료사진.
전두환(86) 전 대통령이 15일 모교인 대구 동구 신암동 대구공고에서 열리는 제38회 총동문회 체육대회에 불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체육대회에 이어 열리는 동문가족 골프대회도 올해는 무산됐다.

대구공고 총동문회는 15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제38회 체육대회를 연다. 16일 인터불고 경산CC에서 개최 예정이던 제12회 동문가족 골프대회는 취소한 상태다.

대구공고 총동문회 전상탁 사무처장은 “지난달 전 전 대통령 비서진에서 ‘연세도 있어서 올해는 대구에 내려가기 어렵다’는 뜻을 전해왔다”면서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한 것이지, 최근 논란이 된 회고록 등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2015년 10월 3년 만에 동문 체육대회에 아내 이순자(78)씨와 나란히 찾았으며, 지난해 체육대회에는 불참했지만 6월 21일 인터불고경산CC에서 열린 동문가족 골프대회에는 참석했었다.

그는 올해 4월 출간한 ‘회고록’을 통해 ‘광주사태 초기 경찰력이 무력화되고 계엄군이 시위진압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된 것은 전남경찰국장의 중대한 과실 때문이었다’는 논리로 경찰 책임론을 제기했다. 5·18 당시 발포 명령은 없었고 발포는 군의 자위권 차원에서 이뤄졌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이 회고록이 5·18 민주화운동의 진실 규명 촉매제가 되면서 당시 시민들이 경찰관서를 습격해 무기를 탈취한 기록 등은 이후 전두환 신군부가 왜곡·조작했다는 경찰 발표까지 나온 상태다.

이 때문에 전 전 대통령이 올해 모교 방문을 피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951년 대구공고 기계과를 졸업(24회)한 전 전 대통령은 그동안 ‘총동문회 체육대회’, ‘동문 골프대회’에서 동문을 만나왔다.

매년 10월 체육대회에 참석한 전 전 대통령 부부는 2013년과 2014년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013년 5월부터 검찰과 국회의 미납 추징금(1천672억원) 환수작업이 진행되면서 전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면서다.

2010년 10월 10일 체육대회 때는 동문이 전 전 대통령의 팔순잔치를 열어 큰절을 올렸다가 구설에 휘말렸고, 추징금 미납 문제와 교수로 재직한 외동딸의 학생 결석 처리 문제 등의 논란이 있었던 2015년 10월 체육대회 때도 모교를 방문해 ‘각하’로 불리기도 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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