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수성구 등이 상수원으로 사용하는 청도 운문댐 저수율이 가뭄 등 영향으로 계속해서 낮아지자 행정당국 등이 원활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낙동강에 이어 금호강까지 끌어다 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운문댐 물은 대구 동·수성구 수돗물을 공급하는 대구 고산정수장에 하루 14~15만t의 원수를 공급하고 있다. 또 청도군 전역에 하루 정수 1만4천t을 공급하고, 경산시에 원수 3만t과 정수 1만4천t을 공급한다. 여기에다 영천시 일부 지역에서 식수로 1만8천t 사용되고 있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와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이달 13일 현재 운문댐 저수율은 19.3%다. 이 같은 저수율은 지난 2009년 12%를 기록한 후 최저 수준이며 예년 평균 저수율인 60%의 3분의 1도 안 되는 수치다.

한국수자원공사 운문권 관리단은 운문 댐 저수율이 7.2%까지 낮아지면 원수 공급을 제한한다.

상황이 이렇자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8월에 3차례 수계 조정을 해 운문댐을 원수로 하는 고산정수장 1일 수돗물 생산량을 기존 22만∼24만t에서 14만∼15만t까지 줄였다. 대구시는 오는 17일 대구지역 물 공급량을 4천t(2천 가구) 추가로 줄일 계획이다.

대구시는 매곡·문산 정수장에서 낙동강을 원수로 하는 수돗물 생산량을 감소분만큼 늘려 동·수성구 주민에게 공급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등은 내년 홍수기(6월 21일∼9월 20일) 전까지 운문 댐 저수율이 60%대를 회복하면 예전처럼 동·수성구에 낙동강을 이용한 수돗물을 더는 공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기간 저수율이 지금과 비슷하거나 더 낮아지면 낙동강에 더해 금호강 물까지 원수로 활용해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구시, 한국수자원공사 등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금호강 상류 물을 끌어오는 경산취수장과 운문댐∼고산 정수장을 잇는 도수관을 연결하는 비상 도수 관로 2.6㎞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 사업 추진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으나 공사 기간은 2∼3개월, 비용은 200억∼300억 원가량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아직 구체적 사업 계획을 확정한 것은 없다”며 “정부, 대구시 등과 여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운문댐 저수율 추이를 고려할 때 비상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운문댐을 상수원으로 하는 지역에 수돗물을 차질없이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무환 기자
박무환 기자 pmang@kyongbuk.com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시청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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