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상 항의 농성 등 불씨 남아

지난 13일 오전 10시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목련시장 노점 철거 강제대집행이 벌어지는 동안 노점상 30여 명은 철거에 반대하는 집회를 벌였다. 정일훈 ilhun@kyongbuk.com
지난해 4월부터 1년 반 동안 대구 수성구청과 노점상 간에 첨예한 갈등을 겪게 한 지산동 목련시장 노점이 물리적 충돌 없이 순조롭게 철거됐다.

수성구청은 지난 13일 오전 10시 노상 적치물 철거팀 90명을 동원해 노점 철거 강제대집행을 실시, 33개의 노점을 완전하게 철거했다.

구급차와 경찰 30여 명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지만, 노점상 대부분이 고령인 점을 고려해 노점상 측이 강제대집행 전에 좌판 등을 미리 정리하고 협조한 덕분이다. 30여 명의 상인이 수성구청을 비난하는 구호를 외치기만 했다.

그러나 갈등의 불씨는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
지난 13일 오전 10시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목련시장 노점이 수성구청과 이전 문제로 갈등을 겪던 끝에 모두 철거됐다. 정일훈 ilhun@kyongbuk.com
장종필 목련시장 노점 연합회 사무국장은 “상인들이 대부분 노인이고 주민들에게도 피해가 가기 때문에 물리적 충돌은 피했다”면서도 “16일 오전부터 수성구청 앞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일 것”이라고 했다.

강제대집행 후 인근 주민들의 의견도 나뉘고 있다.

박모(61)씨는 “매일같이 노점이 인도에 깔려 있어 통행이 불편했는데 없어지니 속이 시원하다”고 말했지만, 권모(79·여)씨는 “비탈길에 노점을 만들어 놓으면 우리 같은 노인들이 어떻게 올라가 물건을 구매하느냐”며 불만을 이야기했다.

한편 구청은 지난달 초 목련아파트 서편 도로에 대체 노점으로 사용할 데크 30개를 설치하고 도로 재포장 등 주변 환경정리를 마쳤다. 노점상들은 대체부지가 가파른 오르막에 있어 인적이 드물어서 대체부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목련시장 노점 대체부지. 정일훈 ilhun@kyongbuk.com
수성구청 도시디자인과 배재현 가로정비팀장은 “‘거리가게 허가 및 관리 등에 관한 조례’를 만든 이후 1년 6개월 동안 대안 마련을 위해 노점상들과 수십 차례 대화를 나눴다”며 “노점상들을 대체부지로 옮기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이후에도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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