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문화재단과 부적절한 모의 정황 포착···경찰, 압수물 분석 후 관련자 조사

▲ 경찰, 경주문화재단 압수수색
경찰청 수사관들이 17일 경북 경주시 황성동 경주문화재단 압수수색을 마치고 건물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
(재)경주문화재단이 주최한 ‘2017 실크로드Korea-Iran(코리아-이란) 문화축제’와 관련해 입찰을 방해한 혐의로 17일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경찰은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문화사업국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날 경주시 황성동에 위치한 경주문화재단에 수사관을 보내 계약서와 심사자료, 사업비 집행내역, 관련자 휴대전화,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증거를 확보했다.

경찰은 지난 1월 ‘2017 실크로드 Korea-Iran(코리아-이란) 문화축제’ 총괄대행 용역 입찰 과정에서 MBC 임원과 재단 관계자가 짜고 입찰을 방해한 정황을 포착해 올 8월부터 사실관계를 파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축제는 과거 실크로드의 주요 거점이었던 이란 이스파한에서 지난 3월 열린 행사로, 경주시와 이스파한시가 함께 개최했으며, MBC 문화사업국은 이 축제 총괄대행 용역 입찰에 응해 사업을 따냈다.

경찰은 MBC 문화사업국이 용역을 낙찰 받는 과정에서 경주문화재단 관계자와 부적절한 모의가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경주문화재단은 지난해 말 축제 행사운영 및 공연·전시행사를 담당할 ‘총괄대행’ 용역업체 선정을 위해 총 18억 원 규모의 긴급 입찰 공고를 냈다.

입찰에는 MBC를 비롯해 KBS 미디어, MBC 플러스, MBC 씨앤아이, TBC, 유니원커뮤니케이션즈 등 6개 업체가 참여했고 MBC가 축제 총괄대행 용역자로 선정됐다.

경찰은 MBC 문화사업국이 용역을 낙찰받는 과정에서 재단 관계자와 부적절한 모의가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압수물을 분석한 뒤 관련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경주문화재단 관계자는 “당시 입찰 공고를 통해 참가한 업체를 대상으로 객관적인 심사를 거쳐 선정했기 때문에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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