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위 3도에서 66도 사이 북대서양 한가운데 인구 33만5000명의 나라 아이슬란드가 있다. 그린란드와는 290㎞, 노르웨이와는 970㎞나 멀리 떨어진 외롭고 거친 환경의 ‘얼음나라’다. 겨울철이면 빛을 좀처럼 볼 수 없는 흑야 때문에 우울증약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한다. 국토의 37%가 해발 600m 이상, 국토의 76%가 해발 200m 이상의 사람살기 어려운 빙하 용암지대다. 물을 품지 못하는 화산암지형으로 관목식물이 살 수 없어 경작이 불가능한 척박한 땅을 자유를 찾아 아이슬란드를 찾아온 바이킹족들이 개척, 행복이 넘치는 나라로 만들었다.

2016년 ‘세계행복보고서’에 의하면 덴마크, 스위스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3위다. 아이슬란드는 한마디로 ‘모두가 걱정없는 사회를 함께 만들자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나라’로 평가된다. 국민 모두가 세금을 내고 모두가 그 혜택을 누리는 복지국가로, 복지예산이 전체 예산의 46%를 차지한다. 2008년 금융파산으로 경제 위기가 터졌을 때 사람들은 십시일반 근무시간을 줄여 최대한 동료들의 실업을 막았다. 더불어 사는 상생으로 뭉친 나라다.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자신을 ‘두어(do-er)’라고 소개한다. ‘행동으로 보여준다’는 뜻이다. 문제가 닥치면 어디서 솟는지 알 수 없는 에너지로 문제를 해결하는 ‘두어정신’이 몸에 베여있다. 아이슬란드가 2018러시아월드컵 유럽예선 1조 코소보전에서 2대0으로 승리, 조 1위로 아이슬란드 축구 사상 처음 월드컵 본선에 진출, 행복의 나라 아이슬란드가 행복의 도가니에 빠졌다. 러시아월드컵 본선행이 확정되자 아이슬란드 현지 방송중계서 “농담이 아니다. 우리가 월드컵에 나간다”고 외쳤다.

아이슬란드는 ‘월드컵 본선 진출국 중 인구수가 가장 적은 나라’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유로 2016’ 16강전에서 ‘겨울왕국’ 아이슬란드가 ‘축구왕국’ 잉글랜드를 격파, 8강에 진출, 세계를 경악시켰다. 얼음나라 아이슬란드의 축구기적은 일당백의 강인한 정신력으로 무장된 ‘두어’가 원동력이다. 토인비는 “문명을 일으킨 자연환경은 안락한 환경이 아닌 가혹한 환경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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