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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태 전 검찰총장

無上甚深微妙法 (무상심심미묘법·무상의 깊고도 깊은 미묘한 법이어서)
百千萬却難遭遇 (백천만겁난조우·백천만 겁이 지나도 만나기 어려워라)
我今見聞得受持 (아금견문득수지·내 이제 보고 들은 것을 수지하려 하오니)
願解如來眞實義 (원해여래진실의·여래께서 진실한 뜻을 풀어 주소서)



측천무후는 당나라 고종의 황후로, 중국에서 여성으로 유일하게 황제가 되었던 인물이다. 그녀는 당 태종의 후궁으로 입궁하였다가 그 아들인 고종의 황후를 모살하고 자신이 황후가 되었다. 고종이 죽자 국호를 주(周)로 바꾸고 스스로 황제가 되어 15년 동안 중국을 통치했다. 죽을 때쯤에는 다시 나라를 이 씨에게 돌려준 후 고종의 황후로 되돌아가 장례를 치르게 하면서, 사후 자신에 대한 폄훼를 우려하여 무자비(無字碑)를 세우게 하는 등 용의주도함마저 보였다.

측천무후는 뛰어난 외모와 강한 권력욕, 그리고 타고난 야심과 지모로 권력의 생리와 인간의 심리를 체득한 후 갖은 수단을 동원하여 황제의 자리에 올라 국정을 장악하고 반대파를 철저히 통제하는 공포정치를 폈지만, 재능이 출중한 인재들은 신분을 따지지 않고 등용하여 상대적으로 민생은 안정되어 지금에 와서는 역사적 재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애초부터 그녀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박했다. 역사를 쓰는 사람은 공맹을 받드는 사람들이었고, 이들의 눈으로 보면 좋게 써줄 만한 게 없었을 것이다. 그것도 여자의 몸으로, 힘을 가지고 황제 자리까지 빼앗았으니 말이다.

그녀의 불교 신앙은 무주혁명(武周革命)의 정통성을 부여하기 위해 불교를 이용한 것에서 시작되었지만, 급기야 자신이 미륵불의 환생이라면서 ‘대운경(大雲經)’이라고 이름 붙인 경까지 만들었으니,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난감하다. 그러나 혜안(慧安)과 신수(神秀) 두 걸출한 선승을 목욕탕에 밀어 넣은 것은 참으로 뛰어난 발상이다. 인간이 성취한 경지를 쉽게 엿볼 수 있는 것은 공자의 말이 아니더라도 성욕이나 식욕만 한 게 있겠는가. 측천무후 역시 두 사람을 아리따운 궁녀와 함께 목욕탕에 밀어 넣은 후 대도가 있음을 깨닫고는 불교, 특히 선불교의 중흥에 기여했다.


‘개경게’는 경을 설하기 전에 경을 찬미하는 내용을 담은 게송(偈頌)이다. 부처의 법은 워낙 깊고 미묘하여 헤아릴 수 없는 세월을 거쳐도 만나기가 어렵다. 그런 인연을 지금 내가 만나고, 듣고, 지닐 수 있게 되었으니 부처의 진실한 뜻을 알 수 있게 해달라고 간절하게 발원하고 있다.
김진태 전 검찰총장
서선미 기자 meeyan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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