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시대정신은 스트롱맨”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3월 대선 후보자 선출 전당대회에서 한 말이다. 홍 대표의 말처럼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강대국들에 온통 스트롱맨이 장기집권 체제에 들어갔다. 일본 아베와 중국 시진핑, 러시아 푸틴은 확고한 집권체제를 구축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스트롱맨 숭배(cult of strongman)’라 썼다. 스트롱맨은 ‘독재자’나 ‘장사’를 뜻한다.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에 독재자 성향의 지도자들이 장기집권 체제에 들어간 것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2일 실시 된 중의원선거에서 압승했다. 자민당과 공명당 연립 여당은 이제 ‘2020년 새 헌법 시행’을 목표로 다른 정당의 도움 없이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게 됐다. 군대보유 금지와 전쟁포기를 담은 헌법을 뜯어고쳐서 주변국을 위협할 아베의 우경화 행보에 속도가 붙게 됐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도 19차 공산당 전국대회에서 강력한 집권 2기 권력 구도를 완성, ‘1인 체제’를 공고화 했다. 후계자가 정해지지 않아 3연임이 전망되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중국 당과 군, 정부 고위 간부들은 시 주석을 중국 건국의 아버지 마오쩌둥에게나 붙였던 ‘영수(領袖)’나 ‘총사령관’ 칭호를 사용, 스트롱맨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총리 재직을 포함 17년간 집권하고 있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집권연장을 꿈꾸며 간간이 웃통을 벗고 힘자랑을 하고 있다. 내년 3월 예정된 대통령 선거의 출마 여부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고 밝혀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푸틴도 ‘강한 러시아’ 정책으로 80%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어서 장기 독재체제를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우며 살벌한 말 폭탄을 쏟아내고 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대표적 스트롱맨이다. 한반도 주변 강대국의 스트롱맨들은 하나같이 강한 국수주의, 민족주의를 내세우며 ‘힘의 경쟁’에 나서고 있다. 골리앗 스트롱맨과 로켓맨 북한 김정은 사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다윗 신세다. 문 대통령은 우선 트럼프의 방한을 계기로 굳건한 한미동맹을 복원, ‘코리아 패싱’부터 막아야 할 것이다.

이동욱 편집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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