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량 늘고 품질 저하 영향···1등급 기준 전년비 36% 하락·100g 미만 출하자체 현수막도

“올해는 감 값을 가격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똥값이네요. 상자값과 경매수수료, 인건비 등을 빼면 정말 남는 것이 없어요. 이런 가격이라면 앞으로 감 농사를 계속 지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정도랍니다.”

이 말은 상주원예농협 농산물공판장 앞 도로에 줄지어 선 모든 감 생산 농업인들이 하는 한숨 썩인 하소연이다.

감 생산 농가들의 희비를 교차케 하는 그날그날의 생감 경매 가격이 이들을 한숨짓게 하고 있는 것이다.

25일 상주원협에 따르면 생감(떫은 감) 20㎏ 1상자 평균 공판 가격은 1만8천 원으로 지난해 평균 2만4천 원보다 25%나 폭락했다.

특히 1등급 감 기준은 지난해 2만5천 원에서 올해는 1만6천 원으로 무려 36%나 하락했다.

가격이 내린 이유는 전체적으로 생감 품질이 떨어진 데다 수확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공판장 관계자는 “봄에 가물었다가 여름에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감이 너무 익었거나 물러터진 것이 많이 품질이 나쁜 편”이라며 “이런 감은 단단한 생감에 비해 곶감 만들기에 부적합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감 1개 무게가 100g이 채 안 되는 작은 감이 많이 출하되는데 이는 곶감을 만들어도 씨밖에 없다고 할 정도로 상품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공판장 건물 밖에 ‘100g 미만 감은 값이 내려가니 출하를 자제해 달라’는 현수막까지 내걸어 놓았다.

김국래 상주시곶감관리계장은 “공판장에서 1년에 거래되는 물량이 약 50만 상자 정도 되는데 올해는 지난 23일까지 22만9천 상자 정도가 들어왔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감 가격이 조금씩 오르고 있어 앞으로 가격이 어떻게 될지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반면 생감 가격이 내려가면 곶감을 만드는 업체는 상대적으로 이득을 볼 수 있다.

생감 가격은 그러나 한해를 걸러 오르내리는 경우가 많아 내년에는 생감 가격이 올라 곶감 생산업체가 반대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때문에 매년 상주에는 대규모 곶감 생산업체 가운데 일부가 부도났다거나 부도날 위험에 놓였다는 소문들이 나돈다.

망고와 바나나 등 수입 과일 수요가 늘고 청탁금지법 등의 영향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하는 바람에 곶감 선물 수요가 줄어들어 생산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S 곶감 업체 대표는 “해가 거듭될수록 곶감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것 같아 감을 이용한 다른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상주시 관계자는 일부 업체가 경영에 실패했을 뿐 곶감 소비가 결코 줄어든 것이 아니라고 강변했다.

일부 업체가 무리한 투자를 해 경영난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곶감 수요는 줄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운기 산림녹지과장은 “매년 추석 때면 전년도에 만든 곶감이 10% 정도 남는 것이 통상적인 수치인데 올해는 저온창고에 남은 곶감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곶감 소비가 많은 것이 그 답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상주에서 경매되는 생감 경매가격은 평균적으로 한해는 높고 한해는 낮은 가격을 형성하는 반복적인 패턴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해걸이를 하는 감나무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성대 기자
김성대 기자 sdkim@kyongbuk.com

상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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