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 ·1971~)는 경제적 불평등을 내재한 자본주의의를 분석하고, 글로벌 자본세를 대안으로 제시한 ‘21세기 자본’이란 책을 내 일약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떠오른 프랑스의 젊은 학자다. 피케티는 주로 경제성장이 소득과 부의 분배와 어떠한 상관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관한 역사적이고 이론적인 연구를 수행해 왔다. 그는 주로 국민소득에서 최상위 소득의 비중이 장기간에 걸쳐 변화한 양상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피케티는 ‘21세기 자본’에서 선진국에서 사회의 총량 부 중에 상속에 의한 부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이를 ‘세습자본주의’라 불렀다. 상속에 의한 부는 부의 집중과 함께 부의 불평등 배분을 악화시키는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러한 소득과 부의 분배의 불평등 개선을 위해 정치 제도와 재정 제도의 역할을 강조한다.

한국 사회에서도 세습자본주의의와 관련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른바 ‘흙수저, 금수저’ 논란이 그것이다. 미국 포브스 발표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 주식부자 중 62.5%가 상속형 부자다. 일본의 30%, 미국 25%, 중국 2.5%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는 편법상속으로 증여세와 상속세를 회피하면서 부를 상속한 결과로 보고 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중학생 딸(13)의 8억 원 상당 건물 소유 논란으로 ‘부의 세습’이 화제가 되고 있다. 홍 후보자는 과거 경실련재벌개혁위원장 등 시민단체 운동가로 활동할 때 뿐 아니라 학자, 국회의원으로서 재벌, 대기업에 비판적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과다한 상속·증여 등 부의 세습이 서민의 의욕을 꺾는다”는 발언을 했던 장본인이다. 홍 후보자 자신의 재산도 2012년 21억7천만 원에서 2016년 49억5천만 원으로 늘었다. 급증 재산 대부분을 부동산 증여분이 차지했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 세습 부를 어떻게 규정하고, 이의 배분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그야말로 제대로 공론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정의롭지 못한 부의 대물림으로 우리 사회는 ‘세습자본주의’의 전형적 사회가 돼가고 있다. 사회에는 상대적 박탈감과 패배의식이 팽배, 동력이 떨어지고 있어서 개선노력이 절실하다.

이동욱 편집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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