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와 원소 두 사람에게 쫓기던 유비는 넓은 천지에 몸 둘 데가 없었다. 조조군의 추격에 달아나던 유비군은 허기에 지쳐 강가에 앉아 한숨을 돌리고 있었다. 유비가 자신을 따르는 일행들의 몰골을 보니 기가 막혔다. 이 많은 식구가 자기를 믿고 쫓아다니는데 앞길이 막막했다. 유비는 일행들을 향해 울면서 말했다.

“당신들은 천하의 인재들로서 어느 주인에게 가도 대환영을 받을 것이오. 박복한 나를 따라다니느라 고생 많았소. 나의 각박한 운명 때문에 나를 따르는 당신들의 앞길이 어둡소. 나 자신도 나의 앞길을 장담할 수 없소. 나를 떠나 좋은 주인을 섬기길 바라오” 유비의 절규에 모두들 통곡했다.

“싸움에 이기고 지는 것은 늘 있는 일입니다. 옛날 한 고조도 항우에게 쫓기다 마지막에 이겨 천하를 차지했습니다. 우리가 비록 이번 싸움에서 패했다고 하나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우리가 힘을 모아 뭉치면 반드시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관우의 말이 끝나자 모두가 울먹이면서 한데 뭉쳐 충성을 다할 것을 맹세했다. 막다른 길에서도 유비의 수하들은 유비를 떠나지 않고 생사를 같이하는 동지로 뭉쳤다. 관우 장비 조자룡 등 천하의 인재들이 단합했기 때문에 삼고초려 끝에 지략의 화신 공명을 영입, 삼분 천하의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마사다. 이스라엘 천혜의 요새로 유대인들이 로마군에 대항해 성전을 벌였던 곳이다. 마사다에 있던 1천여 명의 유대인들은 똘똘 뭉쳐 로마군의 공격을 옥쇄로 항전, 천고에 빛나는 유대인의 기개를 보여주었다. 지난 대선에서 분열된 보수는 필패라는 것이 확인됐다. 보수가 궤멸의 길에서 벗어나려면 단합과 통합 이외 다른 길은 없다. 집권당의 일방통행 폭주정치를 막는 길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통합, 거야정당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데 있다. 두 당 정치인들은 통합을 위해 옥쇄도 각오한다는 ‘마사다 결사대의 정신’으로 뭉쳐야 한다. 아프리카 속담에 ‘거미줄도 모이면 코끼리도 묶는다’고 한다. 보수 대통합을 위해 두 당의 통합이 화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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