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 근처에 다도해가 있어서
거기를 랑게르한스선이라 한답니다
백만 개나 되는 섬들이 출렁이며
혈당이 스며든 저녁 바다를 지킨답니다
참 기특하기도 해요, 고기 반 물 반이라면
어떻게 알고 물이 들고 나는지
소갈증이라면 또 어찌 알고
복령과 작약과 맥문동 따위가 피는지
그 연유가 참 두근두근해요
심장은 통통배처럼
한 번도 멈추지 않고 옆에를 지나가고요
누가 그 쪽을 기웃거리면
한 근쯤 얹어서 파도가 높아지니깐
그래서 두 근 세 근 반이라면
그 반 근씩은 어디서 떼어 와야 하는지
그것 참 신기해요





감상) 내가 기웃거린 당신의 오후. 나는 안절부절 했는데 당신도 두근거렸을까. 내가 먼 산을 보는 척 했을 때 내 눈동자에 담긴 건 산이 아니었다는 걸 당신도 눈치챘을까. 얼핏 당신이 붉어진 듯 보였던 건 노을보다 붉은 내가 당신을 바라보았기 때문이라는 걸 당신도 알고 있었을까.(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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