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0일 오후 6시30분 포항 호텔영일대서 출판기념 북 콘서트 개최

2011년 ‘시인세계’로 등단한 최라라 시인의 첫 시집 ‘나는 집으로 돌아와 발을 씻는다’가 출간됐다.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마음이 멀어 못 가는 곳이라 했다. 부모도 친구도 오랫동안 가는 중이라 했다. 해가 지면 영영 길을 잃을까 두려웠다. 아직 거지 있지, 어쩌다 확인하면 마음이 놓이기도 했다”라고 했다.

이번 시집에서 내면의 상처와 고통을 집요하게 응시하면서도, 결코 감상의 차원으로 빠지거나 독자를 설득하기 위한 불필요한 부언을 하지도 않는다. 상처와 고통을 읊으면서도 어조는 담담하며 죽음을 읊으면서도 말의 색조는 어둡지 않다.

절절한 절망을 이야기 하지만 목소리는 차분하다.

최라라의 시가 독자에게 정갈한 느낌을 줄 수 있는 것은 그녀가 슬픔과 고통을 언어를 통해 발산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로 닦아내면서 시를 쓰기 때문이리라.

표제작인 ‘집으로 돌아와 발을 씻는다’에서 해설을 쓴 이성혁 문학평론가는 “최라라 시인의 시 쓰기는 당신을 찾지 못한 채 귀가한 후 절망 앞에 서는 데에서 시작되며, 절망에 빠지지 않기 위해 더 깊은 절망으로 절망의 발을 씻어내면서 진행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라고 평했다.

우리는 화자가 찬물로 절망의 발을 씻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절망의 발에 더 깊은 절망을 덧대는 일이 바로 절망을 씻는 일이라고 할 때, 더 깊은 절망은 바로 발을 씻는데 사용한 찬물이다. 누구나 한 번쯤 깊은 절망으로 아파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절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더 깊은 절망으로 발을 씻는 행위를 통해서만 가능한 것은 아닐까. ‘나는 집으로 돌아와 발을 씻는다’가 절망에서 삶의 긍정으로 나아가려는 독자들에게 공감의 처방이 되리라 기대되는 이유이다.

▲ 최라라 시인
계명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 수료한 최라라 시인은 2011년 ‘시인세계’로 등단했다. 현재 포항대학교 간호학과 겸임교수와 계명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외래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한편 출판기념 북 콘서트는 11월 10일 오후 6시 30분 호텔영일대(레드로즈 홀)에서 열린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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