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 전 여야 대표와 차담회

문 대통령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만남’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국회 본회의 상정에 따른 시정연설을 하기 앞서 국회의장실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등 여야 대표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국회를 찾아 각 정당 지도부와 안보 대책, 국회와의 소통 활성화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2018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이날 국회를 방문한 문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20여분동안 국회의장단, 여야 대표단과 차담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 경제 지표가 좋아지고 있지만 고용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 고용상황만 좋아지면 경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잘 살려나가면 2%대 성장으로 저성장의 늪에 빠진 것 아닌가 하는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면서 “오늘 제출된 예산안에 대해 여야가 지혜를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외교 문제가 조만간 일단락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야당에게 기다려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어제 한·중관계 회복에 관한 내용을 발표했는데 이제 시작으로 생각한다”며 “이제 6개월이 지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지나면 큰 흐름이 일단락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교는 그때그때 다 보여드릴 수 없는 속성이 있다”며 “한가지 당부드린다. 언제든지 물밑 노력을 다 하고 있으니 시간을 좀 주시고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중국과의 사드문제 등을 잘 풀어 좋은 전기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국회가 잘 협의하면 고용상황도 잘 풀려나갈 것이라고 기대한다.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임기 첫 해에 두 번이나 국회 시정연설을 한 것은 국회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표현이라 생각한다”며 “시정연설을 통해 내놓게 될 내용들에 대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고 성과로 돌려드리는 것으로 여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파 야당은 복지정책과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경제 곳간은 푸짐한데 이에 대한 재원대책이 문제”라며 문재인정부의 복지정책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교적 측면에서 한·중관계 발표가 있었는데 군사주권의 미래에 족쇄를 채웠다는 비판도 있다. 귀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이어 “흥진호 나포사건은 국민들에게 안보불안을 느끼게 한 것이 아닌가한다”고 덧붙였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도 “예산안에 대해 야당 사이에 교환되는 의견을 보면 공무원 증원·방통위법 등 예산과 법안에 있어서 쟁점들이 많다”며 “야당하실 때 제출했던 법안은 수용해주시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개헌과 선거법 개정은 미래설계의 기반이므로 매우 중요한데 제대로 진행이 될지 우려가 깊다”며 “대통령께서 직접 관심을 가지고 역할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한국당 홍준표 대표에게 “오늘은 오셨네요”라고 인사하자 홍 대표는 “여기는 국회니까요”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차담회에서 홍 대표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홍 대표는 지난 6월 추경연설에 앞선 차담회에는 불참했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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