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벨트와 레이건에겐 공통점이 하나 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미국 대통령’ 여론조사에서 항상 1, 2위의 최상위권에 오른다는 것이다. 소아마비의 역경을 딛고 대통령에 오른 루스벨트는 대공황을 이겨내고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끈 탁월한 업적이 높이 평가된다. 그가 대통령에 오른 1933년은 대공항의 엄청난 후유증으로 경제가 망가질 대로 망가지고 국민의 삶이 가장 고달픈 시기였다. 루스벨트는 이 같은 역경을 벗어나기 위해 먼저 올바른 경제적 처방을 내렸다.

정부의 재정개입을 통해 일자리를 마련해 주고 경기를 끌어올리는 뉴딜정책을 단행했다. 그의 위대함은 생소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끊임없이 국민과 대화를 나눈 소통에 있다. ‘노변정담(fireside chat)’을 통해 국민을 안심시키고 단결시켰던 것이다. 대공항의 극복은 정부의 일관된 정책과 이를 국민에게 납득시키려는 대통령의 진지한 노력에 국민이 공감하면서 성공했다. 루스벨트는 2차 대전 중 11번의 노변정담을 통해 상황을 과장하지 않고 사실을 그대로 전달, 국민신뢰를 얻었다.

국민을 안심시키고 편안하게 해준 레이건 대통령은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 태도로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레이건의 별칭인 ‘위대한 전달자(great communicator)’가 말해 주듯이 그는 소통의 달인으로 국민을 설득했다. 1980년 레이건이 대통령으로 당선됐을 때 아마추어 카터 행정부의 4년 후유증으로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시달렸고, 이란 미 대사관 인질사태로 국제적 위신도 땅에 떨어져 있었다.

‘강한 미국’ ‘위대한 미국의 재건’을 내세운 레이건이 가장 먼저 한 일은 국민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었다. 상대를 존중할 줄 알고, 자신에 대한 비판도 재치있는 농담으로 받아넘긴 레이건의 여유가 넘치는 ‘살인미소’는 국민에게 항상 안도감을 안겨줬다. ‘공산주의는 반드시 무너진다’는 그의 신념은 소련을 비롯, 공산권의 몰락을 몰고 왔다. 적폐몰이로 과거사에 매몰된 문재인 정부는 미래에 올인 한 루스벨트, 레이건 두 대통령의 푸근한 통치철학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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