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제명 확정이 몰고 올 파장이 주목된다. 역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친박 청산’ 작업이 당내 마찰을 딛고 성공할 수 있을지 관전 거리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지난 3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박 전 대통령 제명을 공식 발표했다. ‘탈당 권유의 징계의결을 받은 자가 그 탈당 의결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탈당 신고서를 제출하지 아니할 때는 지체 없이 제명 처분한다’는 윤리위원회 규정 제21조 3항에 의해서다. 앞서 한국당은 지난달 20일 윤리위원회를 열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탈당 권유’ 징계 결정을 내리고 23일 이런 내용을 본인에게 통보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간담회에 앞서 “자르지 못하면 재앙이 온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홍 대표는 5일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결정에 대해 “항상 결단의 순간에 단호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면서 살아왔고 그 결단에 후회해 본 일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새로운 출발을 위해 최근에 또 한 번 결단의 순간을 보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홍 대표는 “나는 내 나라 내 국민을 지키는 아름다운 석양으로 남고자 한다”며 “한국당을 재건해 좌우의 양 날개가 대한민국을 건강한 선진강국으로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홍 대표의 박정희관(觀)은 나름대로 객관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진단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내 젊은 날의 기억은 온통 박정희 대통령의 공과만을 경험한 조국 근대화시대였다”며 “박정희 대통령의 결기와 강단, 조국에 대한 무한 헌신은 존경했지만, 그 방법이 독재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려웠던 혼돈의 시대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도 결국 갈등 조정에 실패한 비극적인 사건으로 나는 생각한다”며 “아버지의 역사적인 공조차도 깎아내리게 하는 비극적인 대통령으로 끝났다는 사실에 더더욱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전직 대통령 수난은 박 전 대통령이 처음이 아니다. 87년 헌법 체제 아래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등 전직 대통령 6명 전원이 임기 말 또는 퇴임 후 정치적 어려움에 직면해 모두 자진 탈당했다. 박 전 대통령의 결국 이렇게 될 것이면 좀 더 빨리 정리했더라면 당의 분란을 피할 수 있었지 않나 하는 점이다. 오히려 박 전 대통령이 ‘탈당 권유’ 징계를 받고도 당헌·당규상 이의제기 시한인 1일까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은 국정농단이라는 해당 행위로 징계를 자처한 장본인으로 온당치 않은 처사다.

하지만 한국당이 박 전 대통령을 제명시킨다고 혁신되거나 우파가 재건되는 것은 아니다. 국정농단의 책임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제1야당으로서 모습을 갖추려면 선거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하지 않으려면 부패 구태 무능에 물든 정치인은 당직이나 공직 선거 후보에서 배제해야 한다. 또 내년 6월 지방선거에 대비해 참신한 인재들을 대거 파격적으로 영입해야 한다. 우파 정당의 참패를 피하기 위해서다. 우파가 건강해야 좌파도 건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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