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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

이덕규 등록일 2017년11월06일 16시48분  
자라면서 기댈 곳이
허공 밖에 없는 나무들은
믿는 구석이 오직 허공뿐인 나무들은
어느 한쪽으로 가만히 기운 나무들은
끝내 기운 쪽으로
쿵, 쓰러지고야 마는 나무들은
기억한다, 일생
기대 살던 당신의 그 든든한 어깨를

당신이 떠날까봐
조바심으로 오그라들던 그 뭉툭한 발가락을




감상)초록색 점퍼를 입은 긴머리의 그녀는 신발을 반쯤 벗은 채 의자에 앉아 있다. 고동색 구두가 그녀에게서 빠져나가려는 듯 눈을 반짝거리고 있다. 번들거리고 있다. 그녀의 발뒤꿈치는 손등으로 쓸어보면 꺼칠꺼칠 시원할 것 같다. 신발과 발이 긴 그림자처럼 서로를 물고 늘어져 있다. 뒤꿈치는 구두가 감싸줬던 것만큼 틈을 두고 갈라져있다.(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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