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근 포항남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여성청소년계 경위
청소년경찰학교는 지난 2014년 6월 경찰청과 교육부 협업으로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현재는 전국에 50곳이 운영 중이다. 학교폭력예방 교육에 포커스를 두고 있으며 특히 중학교 자유학기제에 맞는 진로체험을 병행하고 있다. 청소년과 학부모의 기대와 호응도가 높아지며 이제 지역사회에 없어서 안 될 만큼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우리 포항남부청소년경찰학교도 지난해 10월 17일 개교했다. 처음 준비하는 단계는 몹시 어려웠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야 하는 부담감과 답답함이 수시로 짓눌렀다. 직접 발로 뛰며 여러 기관에 문을 두드렸던 덕일까. 지역 사회도 관심을 보이고, 점차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깨끗한 시설과 환경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후원하는가 하면 프로그램 전문강사 발굴과 재능기부도 이어졌다.

포항남부청소년경찰학교는 건물 리모델링 등 공간 문제에만 그치지 않았다. 운영 활성화를 위해 누구라도 언제든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접근성이 좋고 편의를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인프라 구축에도 노력했다. 그뿐만 아니라 전국 청소년경찰학교 담당자들과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청소년들과 소통하려 했고 설문도 자주 실시했다. 다행히도 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이를 업그레이드하는 일, 환경을 개선하는 일 등 모두 학교의 성장과 맞물렸다.

포항남부청소년경찰학교는 이제 겨우 첫 돌을 지났다. 개교 이후 57회 1천118명의 청소년이 이곳을 거쳤다. 단지 경찰 체험만 하고 돌아가는 일회성 이벤트거나 쉽게 잊히는 교육이 아니었을까 염려도 된다. 다만, 형식적·일방적 주입식 교육의 한계가 왔다는 현장의 목소리와 평가가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새로 만들어진 공간이 바로 이곳이다.

포항남부청소년경찰학교는 역할 상황극이나 유대인의 학습교육 방법인 하브루타 프로그램을 발굴·실시하고 있다. 상대방의 입장에 서보는 역지사지의 역할 상황극과 창의적 사고와 질문, 토론을 통해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는 이 프로그램들은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에게도 큰 방향을 일으켰다.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여고생 2명은 평소 아무 생각 없이 내뱉었던 말과 행동이 얼마나 잘못되고 상처를 준 것인지 절절히 느낀 나머지 북받쳐 울며 서로 껴안고 화해하기도 했다.

그 순간만큼은 진실로 행복했고, 보람됐다.

제대로 된 교육 하나에 멍들었던 관계가 회복되고, 또 이 같은 성장을 돕기 위해 청소년경찰학교가 있는 것 아닌가. 첫 돌을 맞는 포항남부청소년경찰학교에 보내주신 지역사회 여러분들의 참여와 소통, 사랑과 관심에 감사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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