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호 대구경북연료협동조합 전무이사
에너지는 식량과 함께 가장 중요한 안보상의 문제이다. 현 정부는 탈원전에 대해 국책사업을 바람에 흔들이는 갈대 같은 여론에 맡긴다면 정부나 국회가 왜 필요한가.

최근에 원자력연구까지 공론화에 붙이겠다는 말을 듣고 참으로 어이가 없다. 대한민국에는 원전에 대하여 세계적인 전문가가 많은데 비전문가의 여론에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정책 결정방향인가. 이런 나라가 이 지구 상 어디에 있는가? 탈원전이 누구를 위한 것이고 누가 가장 고통을 받고 어떤 나라가 가장 기뻐할 것인지를 한 번만 생각해 보기 바란다.

에너지 부국인 러시아와 미국이 왜 탈원전을 하지 않을까.

원전사고를 경험한 러시아와 미국이 국가 안위와 에너지 안보를 걱정하는 정치인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 보아야 한다. 또한 현 정부는 미세먼지 대책으로 석탄발전소를 주 대상으로 삼고 있다. 우리는 경제발전의 시대를 거쳐오면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석탄은 온 국민의 안방을 따뜻하게 지켜오면서 우리 강산의 산림을 푸르게 변화시키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였다.

정부는 지난 7월 내놓은 국정과제에서 신규 석탄발전소 건립중단, 30년 이상 노후석탄발전소 문재인 정부 임기 내 폐쇄와 함께 공정률 10% 미만인 신규 석탄발전소 9기를 천연 LNG 발전소로 전환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목적도 있겠지만, 석탄발전의 지나친 감축은 상당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니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특히 국내발전 비용 상승이 불가피한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흔히 청정연료로 알려진 천연 LNG는 열량당 가격이 석탄보다 3배 발전비용은 2배가량 높다. 우리나라 국내발전에서 석탄점유율이 약 40% 원자력이 약 30%에 달하니 석탄과 원자력이 천연 LNG나 신재생에너지로 대체된다면 대폭적인 전력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또한 중소기업의 전력소비가 많은 뿌리 산업의 대내외 경쟁력이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 석탄발전의 역할을 재정립시켜 공존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먼저 환경오염 측면에서의 정확한 책임과 석탄발전연료로서의 우위성을 제대로 국민에게 인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석탄비중의 감소가 OECD 선진국 전반의 추세이긴 하지만 이들과 달리 우리처럼 해운으로 도입해온 천연가스 LNG는 단가가 높아 일본에서는 최근 석탄발전비율을 11%나 증가시켰다. 2000년 이후 세계기후변화협약이행이 있었으나 현재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진국은 여전히 석탄이 주요 발전원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세계 경제가 최근 산유국 유가가 급등락으로 지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고 앞으로 100년 이상 쓸 수 있는 석유자원을 가진 UAE가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탈원전·탈석탄으로 우리의 귀중한 자산을 다 버리고 이 땅에서 살아가야 할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세대로 평가받기를 원하는가. 탈원전· 탈석탄 정책이 동시에 급격히 추진되면서 장기적으로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앞으로 100년은 어떤 시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이사실을 우리 모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 정부는 장기적인 대책을 차분히 세워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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