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에 있는 ㈜영풍 석포제련소 주변의 환경 오염 문제가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으나 대책 없이 세월만 보내다가 정부가 뒤늦게 정밀조사에 들어간다. 낙동강 최상류 천혜의 청정지역에 자리 잡은 석포제련소는 아연광석에서 아연을 추출해 덩어리로 만들거나 다른 비철금속을 만드는 공장으로 1970년 설립됐다. 국내 최대 아연제련소다. 위치상 늘 환경적으로 주시 돼야 할 곳이었다.

환경부는 지난 2일 중금속 오염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안동댐 상류 환경 개선을 위해 봉화군 영풍석포제련소에 대한 환경영향 전면 재조사에 들어갔다. 석포제련소 주변 토양과 하천에서 중금속이 환경기준을 초과했다는 것이다. 안동호의 퇴적물에서 검출된 카드뮴(Cd)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매우 나쁨’ 등급을 받았다. 석포제련소에서 대기 중으로 배출된 황·질소 산화물과 중금속이 인근 지역에 광범위하게 흩어져 토양에 스며들었고, 폐수처리시설에서 방류된 중금속은 계속해서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오염된 하천 저질토 제거, 민관공동 정밀조사 등을 골자로 담은 ‘안동댐 상류 오염개선 대책’을 수립해 발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광해관리공단을 통해 안동호 상류 지역 휴·폐광산에서 광물찌꺼기 유실 방지, 오염된 광산 갱내수 수질 개선 등의 광해방지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산자부뿐 아니라 관계부처, 지방자치단체, 주민, 전문가, 기업 등이 모두 낙동강 상류 환경보호를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

산업안전 당국은 근로자들의 작업환경에 대한 정밀진단에 나서야 할 것이다. 석포제련소와 그 협력업체들이 산업안전보건 관련 법규를 위반했는지도 살펴야 한다. 필요하다면 인근 주민들에 대한 역학조사도 필요하다. 또 제련소 주변 지역 주민 중금속 농도는 환경오염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저감 대책을 강화하는 것은 기본이다.

올해부터 시행된 통합환경관리제도는 대기, 수질, 폐기물 등으로 나뉘어 있는 기존의 환경시설 인허가를 통합해, 이미 운영 중인 사업장들도 시행 이후 4년 안에 이 제도에 따른 재허가를 받도록 하는 만큼 석포제련소를 포함한 비철금속 제조업종은 사업 재허가 시 꼼꼼히 따져야 한다. 영풍 그룹이 전직 환경관료를 대거 임명한 사실이 드러나 제대로 따질지 우려된다. 낙동강 최상류의 생태환경을 수호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지역 주민의 환경 의식 제고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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