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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수석 보좌진 의혹, 철저한 수사로 규명해야

연합 kb@kyongbuk.com 등록일 2017년11월08일 18시35분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이 대기업으로부터 금품을 받아 횡령한 혐의를 잡고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지난 6일 윤 모 씨 등 전 수석의 전직 보좌진 3명을 체포하고 이들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르면 8일 중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얘기도 있다. 윤 씨 등은 2015년 롯데홈쇼핑이 한국e스포츠협회에 후원한 3억 원 가운데 1억1천만 원을 연구용역비 등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전 수석은 국회의원 시절 이 단체 회장을 맡았다. 검찰 관계자는 “e스포츠협회가 롯데홈쇼핑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과정과 협회 자금 횡령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후원금은 롯데홈쇼핑이 재승인을 앞두고 있던 시점에 건네졌다. 전 수석이 당시 재승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었다는 점에서 로비자금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전 수석은 “언론에 보도된 롯데홈쇼핑 건과 관련해 어떠한 불법에도 관여한 바 없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심정”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의 이번 수사는 현 정권 청와대 수석의 전직 보좌진들이 연루됐다는 점에서 일단 주목된다. 그런데 수사 착수 시점이 다소 뜬금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검찰은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등 과거 정권 ‘적폐수사’에 수사력을 집중해왔고, 야당 일각에선 ‘정치보복’ 주장이 제기됐다. 그런 와중에 ‘댓글 사건’ 은폐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변창훈 서울고검검사가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터졌다. 전 수석의 전직 보좌진 수사가 ‘구색 맞추기’니 ‘물타기’니 하는 구설에 오른 배경이다. 정가 일각에선 현 정권 내부의 알력설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전혀 근거 없는 것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전 수석의 전직 보좌진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내사를 진행해 왔고, 이들에 대한 체포 영장도 변 검사 사건 전에 청구했다는 것이 검찰 주장이다. 하지만 검찰이 벌여온 ‘적폐수사’의 범위와 강도를 보면 이번 전 수석 주변에 대한 수사 배경을 놓고 이런저런 말이 나올 만하다. 검찰 입장에서 최선의 방법은 엄정한 수사로 정면돌파하는 것이다. 롯데홈쇼핑이 주력 사업과 무관한 e스포츠협회에 거액을 후원한 경위와 금품의 흘러간 종착지, 전 수석의 사전 인지 여부 등이 수사를 통해 명백히 밝혀져야 할 것이다. 필요할 경우 전 수석도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던 국정원 직원 정 모 변호사와 변 검사가 일주일 새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분명히 안타까운 일이다. 야당 등에서 서울중앙지검이 무리하게 ‘적폐수사’를 밀어붙여 불행한 일이 꼬리를 물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정권 아래서 국가의 최고 정보기관이 정치개입 등 범죄를 저지른 혐의가 있고, 뒷받침할 만한 자료와 증언이 충분한데 수사를 하지 않을 수는 없다. 검찰의 국정원 댓글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과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을 봐도 혐의 사실을 소명하는 데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듯하다. 다만 여러 갈래의 검찰 수사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혐의 사실 입증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가 해당 정부기관에서 검찰로 넘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게 사실이라면 절차상, 법리상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검찰은 스스로 한 일이 아니라고 부인하지만, 주요 피의자의 혐의사실이 영장도 청구하지 않았는데 언론에 자주 보도되는 것은 문제다. 검찰은 수사선에 올랐던 피의자가 잇따라 목숨을 끊는 상황을 가볍게 보면 안 된다. 수사 성과에 골몰해 조사 과정의 피의자 인권보호 등을 등한시하지 않았는지, 혹시라도 무리한 수사방법을 쓰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수사를 잘하는 것보다 피의자 인권을 보장하면서 올바로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철칙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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