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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6월 경상북도 수산자원연구소가 독도 새우로 알려진 물렁가시붉은새우 10만마리를 울릉도 연안에 방류하는 모습. 사진 왼쪽 위 일명 독도새우(물렁가시붉은새우).
청와대 만찬 테이블에 오른 ‘물렁가시붉은새우’ 때문에 외교 논쟁이 일었다. 이 새우는 유일하게 독도 인근 해역에서만 잡히기 때문에 ‘독도새우’라 부른다. 하지만 비슷한 종들이 있어서 울릉도 사람들은 몇 가지로 구분해서 부른다.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만찬에서 대접한 새우는 울릉도 사람들은‘독도꽃새우’라 부른다. 울릉도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새우의 머리 뒷부분이 장닭의 벼슬처럼 삐죽삐죽 튀어나온 보리새우를 ‘닭새우’라고 부른다. 비슷하지만 머리 뒷부분이 매끈하고 더 진한 붉은색을 띠는 것은 ‘참새우’라 부른다. 언론에 알려진 것처럼 독도새우를 ‘도화새우’라는 정식 명칭으로는 잘 부르지 않는다.

국빈만찬에 오른 독도꽃새우는 다른 종에 비해 살이 달면서 부드러운 식감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큰놈은 키가 소주병 높이만 하고, 많이 잡히지 않아서 값도 마리당 1만5천 원 정도로 비싸다. 독도새우가 만찬 메뉴에 오른 청와대 만찬장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도 초대돼 자연스레 ‘독도꽃새우’ 요리가 일본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내각관방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국빈 만찬에 ‘독도 새우 잡채’가 포함된 데 대한 질문에 “외국 정부가 다른 나라의 주요 인사를 어떻게 대접하는지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독도 새우를 메뉴에 포함한 것은) 왜일까 라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해 ‘일본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에 일본 정부 스스로가 힘을 실어준 격이 됐다. 후지 TV는 “일본의 영토인 독도를 한국령이라고 미국에 어필 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전했고, 산케이 신문은 ‘반일 만찬’이라는 제목으로 뉴스를 전했다.

하지만 스가 장관의 발언이나 일본 언론의 반응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방문 때 그의 입맛에 맞춰 방일 첫날 점심에는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간 햄버거를, 저녁에는 와규 스테이크를 대접한 것을 두고 우리 국민이 “한국 칡소가 근원인 ‘와규’를 만찬 메뉴 재료에 왜 넣었을까”라는 반문과 다를 바 없다. 일본이 독도새우 만찬을 빌미로 시비 걸어 독도 문제를 국제사회에 이슈화, 한일 간 독도영유권에 대한 분쟁 명분을 쌓는 술책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동욱 편집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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