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통합파들을 이끌고 탈당한 김무성 의원이 9일 통합파 의원들과 함께 한국당에 다시 입당하면서 홍준표 대표와 김 의원을 바라보는 TK(대구·경북) 지역 민심은 엇갈리고 있다.

홍 대표와 김 의원 모두 “문재인 좌파정부의 폭주를 막겠다”는 것을 함께한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한국당의 명맥을 유지 시켜온 지역에서는 “보수대통합의 시작”이라는 의견과 “친박을 견제하기 위해 배신자들을 끌여 들였다”는 비판으로 양분되고 있다.

특히, 홍 대표에게는 친박계와 원내 세력(현역)을 무시할 수 없는 정우택 원내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김무성 의원을 끌어들인 것은 “고양이를 쫓아 내려고 늑대를 불러들였다”며 “조만간 배신자들에게 그 역시 뒤통수를 맞을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최근 홍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직권으로 제명처리 하면서 지역 동정여론과 친박을 지지하는 세력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홍 대표에 대한 TK 민심이 양분된 가운데 10일 대구를 방문하는 일정에도 상당한 진통이 예고된다.

이날 오전 수성호텔에서 열리는 정책토론회장은 물론 오후 엑스코에서 열리는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 토크콘서트’ 장 앞에서는 홍 대표를 규탄하는 태극기 집회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경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지만 홍 대표 지지자들과 태극기부대의 마찰도 예상된다.

따라서 박 전 대통령의 독단적 제명에 침묵을 지키는 친박계 현역의원들을 대신해 태극기부대와 지역 민심이 어떤 반응을 보이냐에 따라 향후 홍 대표의 입지도 크게 좌우될 것으로 정치권은 분석하고 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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