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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정식 도로교통공단 경북지부장
교차로는 항상 신호등이 있어야 할까? 4차 산업혁명은 기존의 틀을 깨고 발상을 전환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런 의미에서 신호등 없는 교차로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신호등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교차로는 바로 회전교차로를 말한다.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근래에 회전교차로가 많이 설치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회전교차로는 영국에서 1960년대 기존의 로터리 형식을 보완 변형한 것이다. 현재는 영국의 경우 1만8천여 개소, 프랑스는 3만여 개소를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계속 확대 설치하고 있는 추세이고, 호주 역시 2천여 개소의 회전교차로가 설치되어 있다. 미국 인디아주 카멜지역은 인구가 약 8만의 작은 도시에 80여 개의 회전교차로를 설치하여 운영 중에 있다.

국내에는 회전교차로 설치사업을 2010년부터 시작하여 2016년까지 461개소가 설치되어 있으며, 정부는 올해에도 23개소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이러한 추세로 2022년까지 해마다 100개씩 추가로 회전교차로를 설치하여 총 1천600여 개 이상의 회전교차로를 설치할 계획이다.

회전교차로는 일반 신호 교차로와 달리 별도의 신호 없이 원형의 교통섬을 중심으로 차량이 도로의 흐름에 따라 원을 그리며 이동하는 방식입니다. 원형의 교통섬을 우회하려면 차량이 자연스럽게 서행하기 때문에 기존 신호교차로 대비 교통사고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고, 신호대기 시간이 없어 불필요한 공회전으로 인한 연료소모와 배기가스 배출을 절감할 수 있는 선진화된 모델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회전교차로는 신호기 교차로에 비해 연료소비는 28%, CO(일산화탄소) 배출량은 29%, Nox(질소산화물)은 21%가 감소하는 친환경 교통시설물이다. 또한, 회전교차로는 자연재난으로 도로교통망의 신호체계가 마비되더라도 교통 흐름에 장해가 되지 않는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안전성과 친환경성 그리고 교통 흐름의 장점들은 여러 교통선진국에서 지속적으로 회전교차로 설치를 늘리고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이다. 그뿐 아니라 회전교차로는 소통이나 안전 이외에 유지·관리 및 교통 환경 측면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별도의 신호시설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신호운영이나 유지·관리에 따른 비용이 들지 않고, 중앙의 교통섬을 조경시설로 이용해 도시 미관을 증진시키며 랜드마크(Land Mark)로서의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회전교차로는 그야말로 교통 분야의 4차 산업혁명이며, 아직 발굴하지 못한 도로의 블루오션이라고 볼 수 있다. 더군다나, 회전교차로는 설치 및 운용에서 있어서 경북지역과 같이 인구밀도가 그리 높지 않고 적당한 교통량을 가지고 있는 지역에 유리하다.

경북지역의 회전교차로 확대를 통해서 교통사고 예방과 친환경 교통문화 정착 그리고 교통 환경에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데 앞장서 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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