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분야 교류 협력 정상궤도 회복 합의···문재인 대통령 다음달 방중 성사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11일(현지시간) 베트남 다낭에서 한·중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의 “새로운 출발”을 선언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6개월 간 공들인 한.중관계 해빙의 서막이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은 ‘봉인’ 수준으로 매듭짓고 완전 해는 다음번 정상회담으로 넘겨졌다.

문 대통령은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차 베트남을 찾아 현지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열었다. 양 정상은 지난해 사드 배치 이후 악화된 양국관계를 원점으로 돌리기로 했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의 다음달 방중 △지난달 발표된 ‘양국 관계 개선 방안’을 토대로 모든 분야에서 교류 협력 정상궤도 회복 △북핵과 관련해 각급 차원에서 전략대화 강화 △대화를 통한 평화적 방식의 북핵 해결에 대해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할 수 있도록 양측이 노력하길 바라마지 않는다”며 “한·중 관계가 일시적으로 어려웠지만 한편으로는 서로의 소중함을 재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새 시대를 열어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도 “한·중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관건적 시기에 있다. 새로운 출발이고 좋은 시작”이라며 “특히 문 대통령과 제 사이의 상호 왕복을 통해 한·중 관계를 이끌어 나가자”고 화답했다.

우리 측은 별도의 양국 실무진 접촉에서 탈북자 당사자 의사 및 인권 존중, 인도주의적 처리 원칙을 중국측에 전달하고 탈북자 의사 확인 시 한국정부가 신병을 접수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양국은 이날 확인한 관계발전 의지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협력증진 방안을 단계적으로 진전시킬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필리핀에서 진행되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ASEAN) 정상회의에 맞춰 13일 리커창 총리를 만난다. 리 총리와 테이블엔 구체적인 경제문제 및 양국 협력 증진 방안이 오를 전망이다. 문 대통령의 다음달 방중과, 방중 과정에서 이뤄질 실무진 논의에서도 많은 의제가 차례로 오간다.

정상회담의 관건은 양국 정상 수준에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에 모아졌다. 관계 악화의 시작점이 신뢰 문제였기 때문이다. 중국 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시 주석의 최고예우를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작 중국이 민감해하는 사드 배치에 있어 아무런 ‘귀띔’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사드 배치 당시 시 주석은 ‘절대권력’ 구축을 위한 당 대회를 1년 앞두고 있었다.

문재인정부는 이에 중국 정상과의 신뢰 구축에 공을 들여왔다. 문 대통령은 주중대사에 자신의 최측근인 노영민 대사를 임명하며 대중관계 회복의 의지를 보였다. 노 대사는 롯데마트의 중국 철수와 관련해 “사드와 관계가 없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냈다. 중국을 배려한 것이다. 김 여사는 중국 유명 미술작가 치바이스의 국내 전시회를 직접 찾고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와 만남도 가졌다.

중국 측에서도 “문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과는 다르다. 신뢰할만하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APEC에서도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을 위한 적극적 노력을 약속했다.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 중 청와대는 앞서 한·미 정상회담 공동발표문에 언급된 ‘인도·태평양 라인’에 대해 “일본이 주도하는 중국 포위망”이라며 “동의했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중 정상회담의 성과와 관련해 “지난 7월 회담보다는 아주 굉장히 나아졌다. 관계가 바뀌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시 주석이 말한 것처럼 새로운 출발”이라 말했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