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죽도시장·중앙상가서 잇단 불···상가 밀집·벗겨진 전선피복 즐비·골목좁아 소방차 진입 힘들고 겨울철 전열기 사용도 위험 높여 상인들 참여 화재예방활동 절실

지난 11일 오후 3시께 포항시 북구 중앙동 죽도시장 맞은편 2층 건물에서 불이나 상인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김재원 기자 jwkim@kyongbuk.com
포항에서 재래시장과 상가밀집지역에서 잇따라 불이 나 겨울철 화재 취약지점 안전문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항북부소방서에 따르면 12일 낮 12시 16분 포항시 북구 상원동 중앙상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건물에 불이 옮겨붙기 전 불길을 잡아 큰 화재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상가밀집지역에서 난 불은 소방관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했다.

소방당국은 건물 사이 공터에 쌓인 쓰레기더미에 담배꽁초가 떨어지며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오후 3시께는 북구 중앙동 죽도시장 맞은편 2층 건물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건물 철거 작업 중 절단 용접 불꽃이 튀어 불이 났지만 다행히 인명피해 없이 30여 분만에 꺼졌다.

하지만 불길이 치솟은 곳에서 5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구역에 화재에 취약한 옷가게, 이불가게 등이 모여 있어 인근 상인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재래시장은 특성상 불이 붙기 쉬운 상품이 많고 상가가 밀집돼 순식간에 대형화재로 커지기 쉽다.

더구나 골목이 좁아 화재 시 소방차 진입도 어려워 상인들은 작은 화재에도 신경이 곤두설 수 밖에 없다.

특히 겨울철에는 난방을 위해 전열기 사용이 늘기 때문에 화재 위험은 더 높아진다.

또 재래시장 등 상가 밀집지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낡아 벗겨진 전선은 물이나 먼지가 들어가면 불꽃이 일 수 있고 상가를 둘러싸고 거미줄처럼 처진 전선 뭉치는 화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전기안전공사가 발표한 ‘전통시장 화재안전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설비와 관련해 안전등급 ‘심각’인 D등급 이하의 점포는 포항 중앙상가에만 227개로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죽도시장에 아케이드 골목에 걸려 있는 화재예방 현수막. 김재원 기자 jwkim@kyongbuk.com
영주문화시장이 64개였고, 포항 죽도농산물시장이 48개, 경주중앙시장은 29개, 안동구시장은 27개, 구미산업유통단지는 26개로 조사됐다.

특히 포항 중앙상가의 경우 D등급 이하 146개 중 7개가 E등급을 받았고, 죽도농산물시장은 48개 중 8개에 달하는 등 경북지역 시장과 상가는 ‘위험’ 등급인 ‘E등급’을 받은 비율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각 지자체에서는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시설 현대화를 꾀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상인들은 화재에 둔감해 안전불감증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전통시장과 같은 상가밀집지역의 안전시설을 엄격한 기준으로 개선하는 것과 함께 형식적인 캠페인과 소방훈련이 아닌 실질적으로 상인들이 참여하는 화재예방활동이 요구된다.

소방 관계자는 “전기 장판은 사용 후 반드시 플러그를 뽑아 문어발식 사용을 막고 난방기구 주변에 탈 수 있는 물건을 놓지 말아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시민스스로 안전에 대한 이해와 경각심을 가지는 것이 화재예방에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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