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의 포항,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한다 (2)

신약개발-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 조감도
세계적인 바이오분야의 석학 ‘루크 리’ 美UC버클리대학교 교수는 세계경제는 20년 주기로 큰 흐름이 형성된다고 한다. 기계공학, IT가 각각의 20년을 책임졌다면, 향후 20년은 바이오산업이 글로벌 메가트렌드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과기부의 ‘바이오헬스 미래신산업 육성전략’에도 2024년 세계 바이오시장이 2.61조$로 우리나라 3대 효자수출산업인 반도체, 화학, 자동차를 합친 2.59조$의 시장규모보다 커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포항시는 지난해 준공식을 가진 제4세대 가속기를 기반으로 한 신약개발에 모든 역량을 쏟아넣고 있다. 경상북도와 함께 추진되는 일명 ‘NBA프로젝트’라고 불리는 신약개발 프로젝트는 가속기를 활용한 신약개발로 다음 세대를 대비하자는 의미다.

NBA프로젝트는 Next generation Bio/Accelerator Project 의 이니셜을 따서 만든 명칭이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총사업비 202억원을 투입해 포항공대 생명공학연구센터 옆에 ‘바이오 오픈-이노베이션 센터’를 건립한다.

포항시 관계자는 “바이오 오픈-이노베이션 센터는 신약개발 전담 연구센터로써, 현재 설계중이라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착공할 계획”이라며, “센터가 건립되면 시총 9천300억원의 ㈜제넥신을 비롯한 국내 굴지의 제약회사 연구소와 바이오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도 고부가가치 창출 미래형 신산업 발굴·육성을 위해 제약, 바이오 등 의료산업 성장에 나서기로 해 정부의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포스텍은 지난 5월 과기부의 신약개발 원천기술개발 사업에 100억원의 국비를 확보한 바 있어, 사업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바이오산업은 특허가 만료된 약품을 값싸게 판매하는 바이오시밀러(복제약품)를 통한 박리다매 전략이었다. 독창적인 원천기술이 부족함에 따라 로열티를 지불하면서 해외 선진기술 도입에 의존해온 것이다. 원천적이고 독자적인 신약개발 기술을 토대로 한 미래의 국가 먹거리를 발굴하고 육성할 필요성이 절실이 요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속기, 신약개발에 필수적인 거대장비

신약개발을 위해서 필수적인 시설이 가속기이다. 가속기는 노벨물리학상의 20%가 가속기를 활용한 연구에서 나올 정도로 첨단산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빛의 속도로 가속한 기본입자를 목표 물질에 타격시켜 물질의 구조를 분석하는 연구 장비이다.

살아있는 세포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제4세대 가속기는 지금까지 미국, 일본만이 가지고 있던 시설이었다. 한마디로 초고성능 대형 현미경이다. 4세대는 3세대의 1억배 밝기이고 태양보다 100경배 밝다. 산소와 수소가 결합해 물이 만들어지는 순간도 볼 수 있다. 수소연료 등 대체에너지의 원천기술 개발에 활용하는 등 가속기의 활용도는 산업 전 분야에 걸쳐있다.

포항 가속기 건설에는 수많은 과학기술자 및 연구기관이 참여했고, 매년 400여명의 연구자가 방문하고 있다. 가속기를 활용해 500여개의 SCI논문이 발표되고 있으며 산업체 과제 100개를 포함해 1천200개의 과제가 추진 중이다. 가속기 이용자들을 위해 125실의 이용자 숙소도 마련됐으며, 체험관도 운용되고 있다.
포항제4세대가속기
포항시 관계자는 “4세대가속기는 현재 포항을 방문하는 국내외 손님들의 필수 견학코스라며 첨단과학도시 포항을 홍보하는데 잘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텍의 연구역량을 최대한 활용

포스텍의 연구수준은 세계적이다. 포스텍 대사질환공동연구센터와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당뇨내분비연구센터가 공동으로 2016년 과기부 글로벌연구실사업에 최종 선정된 것이다.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카롤린스카연구소는 노벨상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선정하고 수여하는 기관으로써 유럽 최대의 의과대학 연구소다.

포스텍과 카롤린스카연구소는 2009년부터 시작된 연구 협력과 인력 교류를 통해 선도적인 공동연구 프로젝트들을 진행해 왔다.

특히 포스텍은 이러한 공동연구 사업들을 기반으로 스웨덴과의 바이오의료분야 전문 공동연구소를 설립해 스웨덴 연구 인력을 포항으로 유치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게 됐다.

나아가 당뇨병 특화전문병원을 설립해 아시아 지역의 당뇨환자들을 포항으로 몰려오게끔 할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일자리 창출은 물론 경제적인 부도 함께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경제자유구역에 신약융복합클러스터 조성

국내에서 바이오산업이 차세대 동력으로 꼽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그 성과는 그리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100개의 프로젝트중 겨우 1개정도가 성과를 거두며, 이것도 10~20년이 걸린다. 국내 바이오산업 생산액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5%에 불과하다.

포항시 관계자는 “신약·바이오 연구개발 투자확대 전략을 마련하고, 스타트업 육성과 벤처캐피탈 등 재정적 지원으로 초기에 바이오산업 생태계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여건은 바이오산업을 육성하기 좋은 환경이다. 국내 인구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65세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 비중의 13.1% 차지하며 고령화 사회에 진입된 상태이다. 또한 인구고령화 속도는 현재보다 2~3배 수준으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따른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 성인질환이 지속적으로 증가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의약품과 의료기기를 포함한 세계 바이오헬스 시장 규모는 2024년 2조6000억달러(약 293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화학제품·자동차 등 우리나라 주력 수출산업의 세계시장을 모두 합친 규모보다 크다. 바이오산업이 정보기술(IT)에 이어 우리 경제를 살릴 구원투수로 부각되는 이유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흥해 경제자유구역에 신약기업 유치를 통해 신약개발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며, “세계 1위의 노바티스를 비롯해 세계 4위 로슈 등 수백개의 제약회사가 자리잡고 있는 글로벌 제약, 바이오 클러스터가 형성된 스위스의 바젤시가 포항이 지향하는 좋은 모델이라고 강조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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