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17일 '동아시아 무덤제사의 비교고고학' 학술대회

경주 대릉원.
경주에 즐비한 대릉원이 지금도 주인을 알지 못하는 가운데 이들 무덤에 대한 학술대회가 열려 주목을 받고 있다.

사적 제512호 경주지역 ‘경주 대릉원 일원’은 제17대 내물왕(재위 356∼402)부터 제22대 지증왕(재위 500∼514)까지의 ‘마립간’ 시기를 대표하는 신라시대의 무덤군이다

대릉원에는 길이가 40m를 넘는 대형고분이 많은데, 이 무덤들의 피장자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황남대총 남분만 해도 내물왕, 실성왕, 눌지왕 등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김대환 문화재청 신라왕경사업추진단 학예연구사는 17일 경주 드림센터에서 ‘동아시아 종묘와 무덤 제사의 비교고고학’을 주제로 열리는 학술대회에서 신라 마립간기 무덤 제사 성행 양상의 의의에 대해 발표한다.

14일 공개된 발표문에 따르면 김 연구사는 마립간기에 급작스럽게 거대한 고총(古塚·무덤)이 등장한 데 대해 “전대의 무덤과 달리 특정 개인을 강조하고 사회 계층화를 의도한 행위”라고 해석했다.

그는 마립간기 왕릉의 목곽이 매우 높아지고 내부 구조도 복잡해졌다고 설명하면서 목곽 주변의 적석부(積石部·돌로 쌓은 부분)가 제단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사는 이어 서봉총 호석(護石·무덤 둘레에 쌓은 돌) 바깥에서 출토된 제사용 항아리와 황남리 고분군에서 나온 토기를 근거로 마립간기에 무덤 제사가 성행했다고 추정했다.

그는 “마립간기는 왕위가 김씨로 세습되는 시기이고, 그러한 세습의 정당성을 확보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먼 조상인 시조를 모시는 시조묘 제사보다 선대 마립간의 무덤 제사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왕위를 계승하기 위해 상징적인 장소로 마립간의 무덤을 택했고, 무덤 제사가 성행하면서 마립간기 왕릉의 경관과 장소성이 변화했다”고 강조했다.

문화재청과 성림문화재연구원이 공동 개최하는 이번 학술대회에는 학자 7명이 발표자로 나선다.

중국 학자들은 진한 시기의 종묘와 무덤 제사, 위진남북조 시기 왕실의 종묘 제사에 관해 설명하고, 일본 학자들은 유목국가 흉노의 왕후묘와 일본 전방후원분의 실상과 그 기능을 논한다. 고구려와 백제 왕실의 조상 제사 변천에 관한 발표도 진행된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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