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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수렵의 계절, 불안도 함께 왔다

의성 순환수렵장 총기 오발 사고···엽사 교육·예방조치 미흡 지적
수렵금지 깃발 배부 이장에 일임···마을과 떨어진 민가· 축사 많아 일부 지역은 전달되지 않기도

순회취재팀 정형기·원용길 기자 jeonghk@kyongbuk.com 등록일 2017년11월14일 21시10분  
복부 부위에 산탄을 맞은 자국이 선명하게 드러난 모습
속보=“아직도 그 날만 생각하면 오금이 저립니다. 여기가 군사 지역이나 사격장도 아니고 갑자기 날아온 총알이 얼굴과 복부에 맞아 황천길 갈 뻔했습니다.”

의성군 봉양면 구산리에 사는 A(56) 씨는 그날만 생각하면 살아 있다는 게 요행이라며 지금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12일 아침부터 마을 근처에서 남자 4명과 여자 1명 등 일행 5명이 사냥개를 데리고 마을 인근에서 꿩을 잡는다고 산탄총을 쏘는 소리가 들렸다.

이날 아침 9시 30분께 집 안마당 한쪽에서 목공예 작업을 하던 A 씨는 사냥을 같이 온 일행 한 사람과 집 입구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 가까운 거리에서 B(47)씨가 쏜 총소리가 들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신의 얼굴 코 부위에 5㎜ 크기의 산탄 1발이 관통해 피가 흘러내렸으며, 트럭과 거실, 벽 등 곳곳에는 10여 발의 총알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119로 긴급 후송해 병원 진단을 받은 결과 코에는 관통상을 입었으며, 다행히 두꺼운 옷을 입고 있어 복부 2곳에는 산탄 총알 자국만 남아 있었다.

이처럼 올해 순환 수렵장을 열자 곧 의성군에서 총기 사고가 났다. 이처럼 사고가 난 것은 일선 자치단체의 수렵구역 마을 주민들에 대한 안전사고 예방 조치가 부족한 것은 물론 엽사들에 대한 교육이 미흡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의성군의 경우 올해 11월 1일부터 내년 1일까지 군 전체면적 1천175㎢ 가운데 도시지역 등 57㎢를 제외한 1천118㎢를 수렵장으로 운영해 사실상 군 전체가 순환수렵 구역이라 볼 수 있다. 이 기간에 허가를 받은 엽사는 적색 260여 명, 청색 670명 등 모두 931명이다.

의성군은 총기사용에 따른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안내현수막 200개와 수렵금지 깃발 2천여 개를 제작해 공원이나 보호구역 등 수렵금지구역과 수렵제한 구역에 배포했다.

하지만 농촌 마을 특성상 마을과 떨어진 민가나 개인 축사가 많아, 의성군에서 만들어 배포한 현수막이나 깃발은 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해당 마을 주민들은 설명하고 있다.

또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지역을 파악해 공무원들이 안내 현수막이나 수렵 금지 구역 깃발을 설치하지 않고 각 마을 이장들에게 위임해 일부 마을에서는 전혀 전달되지 않거나 설치 안 된 지역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 씨는 “사고가 발생하기 전 마을 어디에도 수렵제한 지역을 알리는 현수막이나 수렵 금지 깃발을 보지 못했다”며“ 목줄도 없는 사냥개를 데리고 마을 안에서 사냥 하는 엽사들도 문제지만 주민들의 안전사고 예방은 뒷전 의성군이 더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의성군 관계자는 “순환수렵장 운영 전 이장들을 통해 수렵금지 구역 깃발도 배부했고, 매일 엽사들에게 문자 등을 통해 각종 유의 사항을 전달하고 있지만 일일이 어디서 사냥을 하는지 확인할 수가 없다”며“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마을에서 떨어진 민가나 축사 등에는 개인이 수렵금지 안내 현수막이나 깃발을 직접 신청해 설치하는 수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에서는 지난해 11월에는 상주시 청리면 가천리 한 농가 마당에서 주민 C(72·여)씨가 어디선가 날아온 산탄에 맞아 어깨에 타박상을 입었으며, 2013년 11월 1일 청송군 부남면 한 야산에서 더덕을 캐던 지역주민 D(46)씨가 수렵꾼이 쏜 것으로 보이는 총탄에 맞아 숨진 후 가 매장된 상태로 발견되는 등 순환 수렵장 운영으로 크고 작은 총기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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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기 기자

    • 정형기 기자
  • 경북교육청, 안동지역 대학·병원, 경북도 산하기관, 영양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