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2 경주 대지진 발생 1년여 만에 ‘규모 5.4 지진’
건물 외벽 붕괴되고 포항역사 폐쇄 등 피해 잇따라
10여차례 여진 시민 불안···17일까지 초·중·고 휴교

15일 규모 5.4 강진이 일어난 경북 포항시 흥해읍의 한 상가 옆에 주차된 차량이 옥상 난간 붕괴로 파손 돼 있다. 윤관식기자 yks@kyongbuk.com
15일 오후 2시 29분께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해 9월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지진 중 역대 두 번째 규모다.

경주 지진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진원이 더 얕아 경북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흔들림이 감지됐다.

기상청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갖고 이번 지진은 오후 2시 29분 31초 포항시 북구 북쪽 9㎞, 북위 36.10도, 동경 129.37도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원 깊이는 9㎞로, 15㎞였던 경주 지진보다 지표면에서 더 가까워 체감 진동은 더 컸다.


기상청은 애초 지진 발생지역과 규모를 조기경보 시스템에 의해 발생 19초만에 포항시 북구 북쪽 6㎞ 지점, 규모 5.5라고 발표했다.

이후 상세정보 분석을 통해 지진 규모를 5.4로 하향하고 발생지역도 북구 북쪽 9㎞ 지점으로 조정했다.

앞서 2차례의 전진도 있었다.

5.4 지진 직전인 오후 2시 22분 32초 규모 2.2, 2시 22분 44초 규모 2.6 지진이 포항시 북구 7㎞ 지역에서 발생했다.

이어 약 7분 만인 2시 29분 31초 규모 5.4의 본진이 발생했다.

약 3분 뒤인 오후 2시 32분 규모 3.6의 여진이 일어났고, 2시간 여 만인 오후 4시 49분에는 규모 4.3의 강한 여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규모 2.4∼3.6, 발생 깊이 6∼12㎞ 수준의 여진이 계속 이어졌다.

이날 오후 10시 현재 총 28차례 여진이 일어난 것으로 기상청은 집계했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은 양산단층의 지류에 해당하는 장사단층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한다”며 “앞으로 수 개월간 크고 작은 여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진이 발생하자 포항 곳곳에선 크게 놀란 주민들이 건물 밖으로 황급히 대피했다.

진앙에서 가까운 포항시 북구 지역에서는 건물 외벽이 떨어지거나 담장에 금이 가고, 주차된 차량이 파손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규모별 국내 지진 발생 현황 (1978~2017)

소방청에 따르면 지진 관련 문의·신고가 빗발치면서 119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경북 2천458건 등 전국에서 총 8천225건에 달했다.

포항시는 오후 7시 현재 이날 지진으로 인해 중상 2명, 경상 39명 등 41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건물 27곳이 금이 가거나 부서지고, 도로 2곳에 균열이 일어나 통행이 금지되는 등 재산피해도 속출했다.

특히 교육부는 16일 치러질 예정이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일주일 뒤인 23일로 연기해 치르기로 결정했다.

앞서 포항교육청은 16일과 17일 포항지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임시휴교 조치를 결정했다.

포항시는 예비비 2억 9천만원을 편성해 읍·면·동 별로 긴급 지원했고, 경북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긴급 가동했다.

군과 경찰, 소방, 보건 등 관련 당국도 재해복구를 위해 투입되거나 긴급 출동과 구조 태세를 갖춘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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