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인터뷰] 유인창 경북대 지질학과 교수…"대책마련 시급"

유인창 경북대 지질학과 교수



지난 15일 역대 2위 급인 규모 5.4의 크기로 부상자 57명에 1천536명의 이재민을 양산한 포항지진은 경주지진과 마찬가지로 오랜 시간 여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규모 7.0 이상의 대지진이 경상권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커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전문가 진단도 나왔다.

16일 경북일보와 인터뷰에 나선 유인창(62) 경북대 지질학과 교수는 “최근 상황이든 역사적 기록이든 모두 종합하면 울산, 경주, 포항 등 경상권에서 규모 6.8~7.4 정도의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작년 7월 5일 울산에 이어 9월 12일 경주, 경주에 이어 11월 15일 포항에서 짧은 주기 내에 지진이 이어진 것만 봐도 명백하다”고 경고했다.

유 교수는 지난해 9월 12일 발생한 경주지진과 마찬가지로 이번 포항지진도 전진이 온 뒤 규모 5.0 이상의 본진이 오고 1년 가까이 여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경주와 패턴이 아주 똑같다. 경주 때처럼 여진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지진이 원인이 된 단층에 대해서는 “부산~양산~경주~포항~울진 앞바다를 잇는 활성단층인 양산단층 주변부의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이름없는 주향이동단층이 포항지진의 원인으로 보인다”면서 “각 단층이 서로 옆으로 이동하는 ‘주향이동단층’은 규모 4.0~6.0 수준의 지진을 일으키는 정단층과 함께 규모 8.0 이상의 위험한 단층인 역단층도 함께 품고 있어서 큰 지진 발생의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규모 5.8의 경주지진보다 작은 포항지진이 더 큰 피해를 준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진이 실제 발생한 지점을 말하는 진원의 깊이 차이를 이야기했다.

그는 “경주지진은 진원의 깊이가 15㎞인데 반해 포항은 8~9㎞ 정도로 얕았다. 그래서 지표면에 더 큰 영향을 끼쳤고 더 큰 피해를 줬다”고 했다.

경주와 포항지진이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의 영향을 받았다는 일부 학자들의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유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유라시아판 밑으로 가라앉는 속도가 자꾸 증가하고 있는 필리핀 해판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포항지진 이후 정부와 지자체, 국민의 대응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그러면서도 지자체의 역할을 매우 강조했다.

그는 “지진 피해를 본 한동대 학생들이 집단으로 신속히 대피하는 모습을 봤다. 본능적인 행동이라기보다는 지진 발생 시 매뉴얼에 따라 행동한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등 정부도 잘 대처했다”면서 “여진이 더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지자체가 어떻게 발 빠르게 현장에서 대응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유 교수는 “규모 7.0 이상의 대지진이 발생하면 원전이 12기나 몰려 있는 경북 동해안의 상황은 피폐해질 수밖에 없다. 이 부분도 확실하게 살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